한국 근현대 미술의 흐름을 살피다

제주도립미술관 ‘한국 근현대미술 걸작전’ 개최

2018-07-12     문정임 기자

김환기·구본웅·박생광·오윤·이인성·나혜석 등
가나아트 컬렉션 110점 14일부터 제주에서 선봬

여름의 정점 7월, 무더위에 지친 이들을 위해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걸작들을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이 근현대 대표작들을 선보이는 ‘한국 근현대미술 걸작전: 100년의 여행, 가나아트 컬렉션’을 오는 14일부터 기획전시실과 시민갤러리 두 곳에서 10월 3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장에는 생생한 한국 근현대미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회화, 한국화, 조각, 입체, 미디어 작품 등 총 110점이 자리한다.

한국 모더니즘의 문을 연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 한국적 미감을 생생하게 표현한 박수근, ‘한국의 로트렉’ 구본웅을 비롯해 전통 수묵채색의 영성을 일깨운 박생광, 민중미술의 전설 오윤, 조선이 낳은 천재 화가로 불리는 이인성, 한국의 자연주의적 인상주의 화론을 구축한 오지호, 조선 최초 여성 화가로 시대를 앞서간 신여성 나혜석, 20세기의 르네상스 예술가로 불리는 백남준,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수성으로 환상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그려냈던 천경자 등 이름만으로도 미술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작가들의 역작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가운데 김환기의 작품 ‘산월’은 김환기 특유의 한국적인 서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푸른 색조를 바탕으로 두 개의 달이 산인지, 물인지, 구름인지 모를 리드미컬한 선을 타고 있는 형상이다.

구본웅의 작품은 ‘여인 좌상’ 등 4점이 온다. 한국 표현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그의 담대한 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박수근의 ‘소금장수’는 우리네 평범한 일상을 소박하지만, 진실하게 보여준다.

이 밖에도 전쟁 전후의 시대상을 향토적으로 표현한 박상옥의 ‘서울풍경’, 격변의 현대사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민중미술가 오윤의 작품, 시대를 앞서간 신여성 나혜석의 ‘별장풍경’, 색채의 대가 이성자의 작품 등은 이번 컬렉션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곽인식의 대작 ‘무제’, 유영국의 ‘Work 3’ 등은 1세대 추상미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가나아트 컬렉션은 컬렉터 이호재 회장이 가나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자신의 소장품을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한 소중한 문화적 결과물들이다. ‘한국적인 것’과 ‘우리 정체성에 대한 진실한 추구’는 가나아트에 의해 선택된 작가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 오윤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작가는 해방 전 세대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기가 힘들었던 시대를 살아내며 수묵, 흙, 유화 등 각자의 재료와 양식 속에서도 ‘우리의 미술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공통된 화두를 안고 있다

오현미 큐레이터는 “한국 근현대미술 걸작전을 통해 ‘현대화된 한국미’의 구체적인 모습을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문의=064-710-4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