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힘들게 사는 세상인가”

2018-07-10     박인옥 (사)한국교육협회원장

누구에게나 있는 힘든 시기
지나고 나면 견딜 수 있었던 ‘고통’
훗날 ‘어른’이 되는 밑거름

프레임의 법칙의 긍정적 관점
‘너 때문’이 아니라 ‘네 덕분에’
그래야 견뎌낼 힘이라도 생겨난다

 

지금은 성공해서 잘사는 사람도 한때는 죽도록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고 말한다. 그들의 공통점을 보면 가만히 앉아서 좋은 때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죽을 만큼 힘들고 희망조차 보이지 않았던 순간도 지나고 나면 ‘견딜 수 있었을 만큼의 고통’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창 취직을 해서 일하고 있는 아들이 왜 이렇게 사는 것이 힘드냐고 푸념한다. 그러나 아들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젊은 날을 힘들게 했던 숱한 ‘시련’들이 훗날 ‘어른’이 되는 밑거름이 되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험난한 파도가 훌륭한 뱃사람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생각해보니 나의 20대도 힘들었다. 공부도, 취직도, 어느 한 가지도 뜻대로 되는 것이 없어 너무나 속상했다. 살아보니 산다는 것은 행과 불행,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사건의 연속이다. 그 속에서 어제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끼면서 나이를 먹고 나로 거듭나면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어떻게 삶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내가 달라질 수 있다. △고통과 기쁨 - 매 순간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 속에서 기쁨 일도 있었다. 그래서 견딜만했다. △위기와 기회 극복 - 위기의 순간 기회가 와 주었다. △절망과 희망 - 절망적인 상황에 아이들이 희망이 돼 주었다. △내리막과 오르막 - 마지막 순간 다시 오르막으로 오를 에너지가 생겼다. △바닥과 정상 - 바닥을 보았기에 겸손과 사랑을 배우게 되었다. △실패와 성공 - 실패를 해보아 더 이상 실패 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어둠과 밝음 사이 - 어둠속에서 밝은 빛이 내게 비추어 주었다. △끝과 시작 사이 - 끝은 항상 내게 또 다른 시작을 알려 주었다.

은퇴를 앞둔 분들을 위한 강의를 마치고 나면 “이제는 퇴물이 되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좌절했는데 희망이 생겼다”는 문자를 종종 받는다.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계실 그 분들께 내가 어려움을 극복한 얘기를 진솔하게 말씀 드리면 위로가 되고 동기부여를 받게 되시나보다.

지난번 EBS방송에서 “요즘 자살이 많아지니 나와서 다른 분들께 희망이 되어 달라”는 요청에 기꺼이 나갔는데 진솔했던 내 얘기에 시청하시는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셨다. 그리고 다시 힘을 얻고 희망이 생겼다고 하셨다.

어떤 사람은 “어쩌다가 내가 넘어졌나”하며 불평하는가 하면, 또 어느 사람은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고 감사하기도 한다. 한 사람은 나쁜 상황을 보고 불평하며, 한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감사하고 기뻐한다. 상황을 어떤 받아들이느냐는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

프레임의 법칙이 있다. A·B 두 사람이 미사를 드리러 가는 중이었다. A가 B에게 물었다. “자네는 기도 중에 담배를 피우면 어떨 거라고 된다고 생각하나?” “도통 모르겠는데. 랍비에게 물어볼까?”

A가 랍비에게 찾아가 물어보았다. “선생님, 담배를 기도 중에 피워도 됩니까?” 랍비가 대답했다. “형제여, 신을 만나는 기도 중에 그럴 순 없지."

A로부터 랍비의 답을 들은 B가 말했다. “자네가 질문을 잘못한 거 같으니 내가 가서 다시 물어 보겠네.” 그래서 B가 랍비에게 물었다. “선생님, 담배 피우는 중에 기도를 하면 안 될까요?”

랍비는 온화한 표정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형제여,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 없네.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기도는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지.”

관점에 따라 같은 현상도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 ‘프레임의 법칙’에 대한 예로 자주 쓰는 일화다. 프레임(frame)이란 원래는 ‘창틀’이란 의미지만, 여기서는 관점이나 생각의 틀을 말한다.

행복의 문이 닫히면 다른 곳에 열리는데 사람들은 닫힌 곳만 쳐다보느라 다른 곳에 열린 문을 보지 못한다고 한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곧 좋은 일이 생기려고 어려움을 겪나보다”하고 희망을 갖고 생각의 틀을 보다 긍정적으로 가지길 바란다. 불경기가 불같은 경기로, 너 때문이 아니라 너 덕분에처럼. 그래야 견뎌낼 힘이라도 생기게 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