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성찬’으로 끝나선 안될 제주포럼
2018년 제주포럼이 지난 28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폐막됐다. 제13회를 맞이한 올해의 주제는 ‘아시아의 평화 재정립’이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평화모드’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적절한 주제 선택이었다고 평가된다. 주지하다 시피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시작된 남북의 대화모드가 4월27일 등 2차례의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세기의 만남’으로 일컬어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간의 6·12 북미회담도 성사됐다.
남북·북미정상회담의 키워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 물론 종전선언 등 남북과 북미간의 적대적 대치 상황 종료 등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로드맵도 포함된다.
하지만 담론이 너무 거대해서인지 목표를 위한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남북간에도 두 번째 ‘깜짝 정상회담’이후 이렇다 할 가시적인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도 정상회담 이후 합의내용 실천을 위한 회동이 거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의 지도자 등을 초청, ‘아시아의 평화 재정립’을 향한 담론을 공유한 제주포럼은 유의미했다. 특히 평화·번영·지속가능성·다양성·글로벌 제주 등 5개 카테고리에서 전체세션 6개와 동시세션 65개가 열린 가운데 평화세션이 40개나 됐다. 실효성 있는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모색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아시아의 평화 재정립’ 주제의 지도자세션에선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후쿠다 야스오 전 일본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남북·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프로세스와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대해 논의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특별세션도 열려 필립 젤리코전 미 국무부 자문관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지혜를 나눴다. 19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호세 라모스 오르타 전 동티모르 대통령은 ‘한반도·동북아 화해와 평화 증진’ 특별대담에서 자유와 평화의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제 제주포럼에서 나온 지혜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제주포럼에서 나온 발언들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그저 ‘잘난 사람들이 모여 나눈 말의 성찬’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아시아 평화를 새롭게 재정립하기 위한 ‘글로벌 평화 플랫폼’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명심해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