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민원 73% '독무대'

형사사건 14% 그쳐 '경찰력 낭비' 목소리 높아

2005-11-01     김상현 기자
강도 등 강력 범죄 발생시 신고하는 112가 사소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민원 신고처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매년 증가하다보니 경찰의 업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31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9월말 현재 112신고센터 등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모두 4만 907건.
신고 유형별로는 생활민원이 2만 6438건(64%)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형사범 신고 6108건(14%), 교통사고 신고 4575건(13%), 경범 신고 3786건(11%), 허위 및 장난 339건(2%) 등이었다.
문제는 살인. 강도 등 형사범에 대한 신고는 줄어드는 데 반해 생활민원이나 경범죄 신고는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2에 신고 접수된 5만 673건 가운데 형사범은 16%(8522건)를 차지한 반면 올해는 14%로 줄었다.
2002년 17%를 시작으로 매년 줄고 있다.
반면 지난해 생활민원(2만 9861건)과 경범(5685건) 신고는 전체의 69%였으나 올해 73% 등 2002년 67%를 시작으로 매년 늘었다.
경찰은 타이어펑크, 방전 등 차량과 관련한 신고를 비롯해 '도로에 개와 고양이 등이 죽어 있어 교통사고 위험이 있다', '개 짖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는 등 황당한 신고도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주민간에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다툼이나 소란 신고도 모두 112로 하는 바람에 일선 경찰들의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강력 범죄의 신속한 출동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중요한 범죄신고만 가려서 해 줄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11월을 `112 범죄신고 강조의 달'로 정해 허위 및 장난신고와 비범죄성 생활민원 신고자제 등에 대한 사항이 적혀 있는 홍보물을 발간,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