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생각해 보는 호국보훈의 가치
오늘 현충일 조기에 1분간 묵념
6·25전쟁 68주기도 이달
오늘 한국 참전용사 희생 덕에 가능
고령에 줄어드는 유공자
더 늦기 전 우리의 관심 필요
‘호국은 의무, 보훈은 책임’ 문구 공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일 현충일과 6·25 전쟁, 6·29 제2연평해전이 있는 달이다. 이러한 6월을 기념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며, 국민의 호국·보훈의식 및 애국정신을 함양하기 위하여 ‘호국보훈의 달’로 정했다.
호국(護國)은 이미 알고 있듯이 ‘나라를 보호하고 지킨다’는 뜻이고, 보훈(報勳)의 사전적 의미는 ‘공(功)을 갚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호국보훈’은 나라를 위해 공훈을 세웠거나 희생한 분들을 진정으로 예우하고 지원하며, 그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나라를 보호하고 지켜나가자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6월 6일은 현충일이다.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추모하기 위해 조기들이 내걸린다. 하얀 소복차림으로 국립현충원에서 남편의 비석을 끌어안고 한을 풀어놓는 90을 넘긴 미망인의 모습에서 진한 아픔이 전해온다.
이날 오전 10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사이렌 소리에 맞춰 1분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드린다. 그 묵념은 순국선열들과 유가족들에게 드리는 우리 모두의 존경심이다. 현충일이 지나면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남긴 6·25전쟁 68주기를 맞이한다. 지금도 병상에 누워 있는 참전노병,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는 상이용사, 깊게 패인 참전용사들의 주름살에서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는데도 세월이 흐를수록 6·25가 잊혀진 전쟁으로 멀어지고 있음에 못내 아쉬움을 금할 길 없다.
바람 앞에 촛불 같았던 조국의 운명을 뜨거운 피를 쏟으며 지켜낸 처절한 6·25전쟁 3년간 국군 15만여 명이 전사했다. 월남전에는 폭염과 풍토병, 고엽제를 맞으며 8년간 연인원 30만여 명이 파병되어 5000여 명이 전사했다.
6·25전쟁에서 살아남아 올 4월30일 기준으로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는 11만 2304명이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에는 6·25 참전유공자 1772명과 월남전 참전유공자 2340명이 거주하고 있다. 우리가 오늘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은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고난과 역경을 헤쳐 왔던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 이 땅엔 참전용사들의 아들 딸들이 주인이 되어 살고 있다. 참전유공자에 대한 예우 선양사업은 1994년 ‘참전군인 등 지원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지고 2002년도부터 지원이 시작되어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왔으나 진심어린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는 부분은 아쉬운 생각이 든다.
안타깝게도 현재 6·25 참전유공자는 고령으로 생존자의 그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번 6월에는 도내 14개 충혼묘지를 방문, 헌화와 분향에 참여하고, 더 늦기 전에 생존해 있는 참전유공자를 포함한 보훈가족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 분들에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국가안보에는 여야, 지역, 세대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우리 젊은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고 윤영하 소령의 충혼이 담긴 바로 그 윤영하함을 타고 북방한계선(NLL)과 서해바다를 지키고, 휴전선 참호에서 조국을 지키고 있다.
조국의 부름을 받아 선열과 영령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육·해·공의 모든 장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튼튼한 안보를 위해서는 빈틈없는 국방태세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단합과 화합이 더욱 중요하다.
이럴 때 일수록 나와 더불어 가족을, 나와 더불어 이웃을, 나와 더불어 나라와 미래를 생각하고 아픈 역사의 반복을 막아야 한다. 이는 선열과 영령들이 몸으로 보여준 가치이자 우리가 이어가야 할 사명이며, 그것이야말로 그 분들의 뜻을 받드는 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재향군인회는 오는 25일 6·25전쟁 68주년을 맞아 제주시 한라아트홀에서 ‘잊어서는 안 될, 잘못 이해되어서도 안 될, 그리고 다시는 그런 비극적 상황을 맞아서도 안 될’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6·25 참전용사들을 모시고 기념행사를 실시한다.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은 우리 모두의 의무이며 보훈은 살아있는 사람의 책임이다”라는 문구의 의미를 도민들과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