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댄스 빌리지 조성, 무용·국제도시 만남 기대”

2018-06-02     문정임 기자

(재)전문무용수지원센터 1일 제주서 2018국제댄스포럼
“유휴공간을 활용한 제주문화예술 발전 모색’ 주제

제주에 ‘댄스 빌리지’를 조성해 공연예술(무용)이라는 또 하나의 예술 씨앗을 심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장광열 무용평론가는 1일 재단법인 전문무용수지원센터(이사장 박인자)가 ‘유휴공간을 활용한 제주 문화예술 발전 모색’을 주제로 개최한 2018제주국제댄스포럼에서 이 같이 밝혔다.

장 평론가는 ‘댄스빌리지 조성을 통한 국제도시 제주의 이미지 고양’ 발제에서 “무대 밖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무용계의 흐름을 생각할 때, 문화예술의 섬이자 국제도시인 제주에 댄스 빌리지를 조성해 제주의 자연환경과 무용예술을 접합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전문 무용인을 중심으로 한 국내 무용계와, 대중들이 무용을 바라보는 시각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 무용계에서는 탈장르 경향이 또렷해지고 있다. 춤만 추던 무용가들이 공연제작에서 국제교류, 교육, 작품 유통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문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 무용수들의 해외 무대 진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무용시장의 개방 규모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통춤이나 발레를 배우는 일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 평론가는 “이처럼 무용이 대중이나 해외지역과의 교류, 영역 확장 등의 경향을 보이는 상황에서, 문화예술의 섬을 표방하는 제주 섬에 ‘댄스빌리지’가 만들어진다면, 상호간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제도시 제주에 무용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공연예술과 연관한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해 제주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도민들의 문화향유 영역도 넓힐 수 있다”고 부연했다. 

‘댄스 빌리지’의 성격과 관련해서는 무용 컴플렉스, 무용을 통한 명상·치유센터, 무용 대중화 및 세계화의 전진 기지, 국내·외 무용 네트워킹의 장으로서 기능을 강조했다. 

그는 공연예술을 통한 지역 접목 사례로 △철도차량기지를 무용 전용공간으로 개조한 독일 뒤셀도르프의 탄츠하우스NRW △탄광지대를 문화시설로 개조한 독일 에센 아티스트 센터PACT △세계적 무용축제인 모나콘 댄스포럼 △뮤직 빌리지를 조성중인 경기도 가평군을 예로 들며 “제주 댄스 빌리지를 한국 무용계의 총체적인 힘을 세계무대에 알리는 교두보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날 포럼에서는 이선철 감자꽃 스튜디오 대표가 ‘공연예술을 통한 지역활성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대표는 “전국적으로 예술이 도시 재생의 꿈을 안고 지역 안으로 들어간 사례는 많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문화를 통해 도시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전통문화의 창의적 보전’ 등 지역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한 예술의 역할을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청소년 교육을 통해 미래 지역사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문화적이고 창조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소양을 닦아주고, 지역민들의 문화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결국 가까운 사람들이 행복할 때 외부사람들이 찾아 온다”고 강조했다.

‘도시재생과 문화주도 젠트리피케이션’을 발제한 김연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문화를 통한 도시 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차료가 올라 예술가들이 떠나는 일이 없도록 모니터링이 가능한 체계를 갖추고, 예술가들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주거하며 활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듦으로서 해당 도시에서 ‘예술적 생산 씬’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토론에서는 제주 댄스빌리지 조성에 대한 현실적인 우려도 제기됐다.

김철웅 제주매일 편집국장은 “제주에 댄스 빌리지가 조성되는 일은 매우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공연예술의 수요와 공간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며 “지역 폐교를 거점으로 삼고자 한다면 마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공익성과 경제성을 갖춘 운영 계획으로 서로 간 윈윈전략을 세심히 구상해 주민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