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권력 놀음

2005-10-27     제주타임스

좌파 편식중 환자의 토악질

나라안이 아수라장이다. 번득이는 증오가 시퍼렇게 날을 세우고 핏발선 이념의 눈빛에서는 섬뜩한 독기가 뿜어나오고 있다.
이데올로기 수용의 스팩트럼을 뛰어넘어 ‘만경대 정신’을 노래하고 ‘위대한 주체사상’을 선동하는 좌파 편식증 환자의 토악질 때문이다.
한 얼치기 좌파 학자의 혐오스런 이념적 협심증으로 지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진보와 개혁을 표방한 독선적 집단 발작과 자유주의로 분식된 수구 보수 세력의 기득권 안주, 그리고 민족주의로 위장된 국수적 모험주의가 혼재돼 국가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어느 작가의 한탄이 피할수 없는 현실이 돼 버렸다.
그런데도 ‘국민이 대통령’이라는 참여정부 집권세력은 이러한 혼란을 추슬러 안정의 탑을 쌓기 보다는 북쪽 눈치보기에 제 몸도 가누지 못하고 3년 가까이 초보운전을 계속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니 개혁이 개악이 되고 변화가 변질이 되며 참여가 분열을 불러일으키는 뒤죽박죽 나라가 되고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집권 여당의 지지도가 10%대에 머물고 대통령 지지도 역시 턱걸이 20%대로 추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국가경영에 대한 신뢰성 상실

아무리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고 하지만 왜 이렇게까지 밑바닥 혼돈인가.
국가경영에 대한 신뢰성이 상실됐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식의 참을수 없는 가벼움으로 백성들을 속 터지게 했던 대통령의 다변이 그렇고, 입지에 따라 밥먹듯 소신을 뒤집으면서 뻔뻔한 변명으로 수작을 부리는 정부여당의 비겁한 권력놀음이 그렇다.
소위 ‘강정구 사건’에 대응하는 청와대와 정부와 여당의 트라이 앵글은 그래서 참으로 교묘하고 비겁한 짝짜꿍이 아닐 수 없다.
검찰이 강교수 사건을 수사중이던 지난 10일, 집권여당 의장은 공개적으로 “강교수 사법처리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비슷한 시점에 청와대에서도 같은 의견을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후인 12일, 법무부 장관은 1996년 당시 지금의 총리 등과 함께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지휘권 폐지”를 요구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공동발의 했던 소신을 팽개쳐버리고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청와대와 집권여당 대표와 법무부장관의 삼각연대에 의한 지휘권 행사는 그만큼 순수성을 잃어버린 것이며 분명 검찰수사에 대한 정치권의 압력이나 다름없다.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기도 하다.
불구속 수사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구체적 사건에서 구속수사 여부 판단은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법원의 몫이다. 그래서 ‘강교수 건’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했었다.

정부도 국민도 정신차릴 때

이 뿐만이 아니다.
“실제 노선차이가 크지않다”며 한사코 싫다는 한나라당에 대연정(大聯政)을 제의하며 끈질긴 러브 콜로 ‘연정(戀情)을 불태웠던(?) 대통령’이 ‘강정구 파문’과 관련한 국가 정체성 문제가 제기되자 청와대의 입을 빌려 온갖 독설과 악담을 동원하여 상대방을 공격하는 비겁을 저지르고 있다.
이는 ‘대연정 제의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정치적 패륜에 다름아니다.
때문에 타는 목마름으로 ‘대연정의 꿈’을 저버리지 못한 대통령이 이번에는 “북한과의 대연정을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충격적 비아냥 거림이 겁도 없이 흘러다니고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도덕성 상실과 신뢰의 위기가 이처럼 브레이크 없이 방치된다면 국가통치체제가 와해되는 비극을 초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정말 큰 일이다. 정부도 정신차리고 국민도 정신차려야 할 국가적 정체성의 위기라 아니 할수 없다.
일찍이 순자(荀子)는 정치에서 “스승을 얻어 함께하는 자는 왕도(王道)를 행하는 사람(得師者王)이라 했고 친구와 함께하는 자는 패도(覇道)를 행하는 사람(得友者覇)”이라 했다.
왕도는 인덕(仁德)을 근본으로 하는 정치이고 패도는 독선적 패거리 정치를 말함이다.
‘코드 정캄 비판을 받는 참여정부의 정치 패턴은 왕도 정치인가, 패도 정치인가, 명세서를 뽑을 날은 점점 가까워지게 마련이다.

김   덕   남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