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
관계를 좋게 풀어가는 ‘양보의 법칙’
큰 요구 안되면 작은 것 제안
1차 거부 부담감으로 대부분 수락
상대가 양보하면 나도 양보해야
서로 존재·역할에 고마움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와 양보
“결혼 한 번 더 하고 싶으신 분들 손들어보세요” 얼마전 ‘인생2모작 행복한 대인관계’ 주제의 강의를 가서 던진 질문이다. 이에 “그것이 뜻대로 되냐”는 사람, “오랫동안 적응됐으니 그냥 살던 사람과 살겠다”고 답들 하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식보다는 그래도 ‘내 짝꿍’이 있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리면 많이들 공감하시는 눈치다. “재혼을 잘하시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하는 질문에 누군가 “이혼부터 해야 합니다”라고 대답하시어 모두가 웃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옆에 있는 배우자가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기 위해선 부부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양보의 법칙’을 활용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 연휴가 길면 아내들은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으로 여행이라도 가고 싶어 하는 반면 남편은 그저 집에서 그동안 못잔 잠이나 실컷 자고 싶어 해서 작은 실랑이가 벌어진다. 서로가 조금씩만 양보하면 ‘잠자는 남편’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어디 여행이나 부탁을 할 때는 거리도 멀고 돈이 많이 드는 곳으로 가자고 말하라고 한다. “내 친구는 연휴에 가족 모두 일본으로 여행 간다는데 우리도 가자”고 말해보라.” “남편은 가자마자 오기 바쁠 텐데 집이 최고지 나가면 고생이니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말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이때 아내가 할 수 없이 양보하는 척하면서 “그럼, 가까운 곳에 가서 외식도 하고 영화라도 볼까?” 라고 말한다면 대부분의 남편은 그 제안 정도는 웬만하면 받아줄 것이다. 부탁을 하려고 할 때 큰 부탁을 먼저 하게 되면 그것은 못 들어 주더라도 작은 부탁이라도 들어준다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그리고 상대가 양보하면 나도 양보해야한다. 심리적 측면에서 이것이 효과가 있는 이유는 주고받기 원칙에 입각하여 서로 양보해야 한다는 부담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즉 아내의 요청을 거절했을 때도 빚진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결국 아내의 해외여행 가자는 이야기를 거절했다는 미안한 마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아내의 다음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아내가 처음의 ‘큰’ 요구를 양보해 훨씬 작은 요구를 하니 남편이 두 번째 요구를 들어주게 된다는 양보의 법칙은 부부뿐 아니라 다른 인간관계나 영업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무명강사 시절 보험을 할 때였다. 상가를 개척하며 다른 이들이 사탕 2개가 든 것을 돌렸을 때 나는 값비싼 고급 사탕을 한주먹씩 고객들 손에 쥐어 주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니 내 얼굴만 마주쳐도 “보험 하나 들어줘야 할텐데”들 하고 말했다. “그러시다면 연금하나 드세요” 했더니 “그래 작은 거라도 하나 하시겠다”고 하셨다.
영업을 했을 때나 강의를 하는 지금이나 상대에게 받기 전에 먼저 주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자료가 없어 전전긍긍하는 후배 강사들에게는 자료를 아낌없이 주고 사람을 만나기전에 내가 상대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아할까를 먼저 생각해 작은 거라도 주며 지냈다.
“뭔가 속셈이 있어 주겠지 괜히 주겠냐”는 뒷말이 들려와 마음이 잠시 아프기는 했다. 하지만 ‘아마도 그 사람은 누구에게나 조건 없이 받아본 적이 없어서 일거’라며 스스로 위안을 가졌다.
얼마 전 인재개발원에서 퇴직 예정자들을 위한 대인관계 강의를 카드를 가지고 진행했는데 1차적 관계에 친목회라는 단어를 넣는 분들도 있고 수직적인 관계에 부부라는 단어를 넣기도 했다. 서열에 위에 누가 있냐고 물어보니 “역시 본인이죠”라고 말씀 하신다.
아직도 가부장적인 태도로 콩나물 값 하나도 직접 타가게 한다고 자랑삼아 말하신다. 같이 강의를 듣던 분들이 “어머나 간 큰 남편이네” 하고 말했지만, 부부 역시도 서로를 존중하며 수평적인 관계로 배려하고 양보하며 같은 방향을 같이 바라보며 가면 어떨까 싶다.
양보의 시발점은 배려다. 배려의 마음 없이 양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서로의 존재에, 서로의 역할에 고마움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배려의 마음이 생기고 양보도 가능해진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라는 탄식이 나오는 세태, 그래도 솔루션은 양보하고 먼저 베푸는 마음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