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중유 90% 소진

겨울철 본격 가온 앞둬 공급차질 우려

2005-10-27     한경훈 기자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농가 기름값 부담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용 면세유 공급마저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9월말 현재 농업용 면세경유 가격은 ℓ당 660원으로 연초 535원에 비해 23.3%(135원)나 올랐다.
올 들어 9월까지 도내 면세경유 소비량(5만8488㎘)을 감안하면 농업인 부담이 연초가격 대비 79억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유류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시설재배 농가들은 가격이 보다 저렴한 중유로 유종을 전환하고 있다. 중유는 경유에 비해 ℓ당 180원 정도 싸다.

중유를 사용할 경우 겸용보일러 유종전환이 불가능하지만 높은 유류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배정량 대비 면세중유 소진율은 9월 현재 90%로 경유 소진율(75.5%)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다 본격적인 가온시기를 앞두고 농업용 유류 공급마저 차질이 우려돼 농업인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도내 농업용 유류를 전속 공급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의 애월항~고내리 저유소간 송유관 매설공사가 6개월째 중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그간 송유관 매설공사 중지 및 방해금지 가처분신청과 관련한 심리를 수차례 열었으나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오는 28일 예정인 심리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농업용 유류 공급에 중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오일의 송유관 공사 완료에는 최소한 40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송유관 공사가 곧 재개되지 않을 경우 동절기 유류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다.
현대오일은 서귀포시 토평동에 임시 저유소를 설치해 놓고 있으나 다음달 중순을 시작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동절기 유류소비를 감당하기는 시설능력이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