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정신 입각 불구 문학적 형상화 뛰어나”
제주 이종형 회장, 2018 5·18 문학상 본상 수상
4·3과 5·18, 뿌리 같은 현대사 슬픔 공감대 바탕
‘꽃보다 먼저…’
“민족 비극에 대한 역사적 현재성과 문학성 갖춰”
4·3과 5·18, 뿌리 같은 현대사의 슬픔 공감대 바탕
누구에게도 섣불리 말할 수 없었지만 누군가의 일생을 통째로 바꾸어 놓을만큼 큰 사건이었던 4·3과 5·18. 지역의 아픔이면서 대한민국 현대사의 비극이었다.
이종형 제주작가회의 회장이 4·3에 얽힌 개인사를 토대로 등단 후 처음 발간한 시집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2017)이 2018 5·18문학상 본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5·18문학상 심사위원들은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에 대해 “제주4·3을 드러내는 방식이 담담하고 담백하다. 4·3정신에 입각해있지만 문학적 형상화가 뛰어나고, 의미와 형식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심사에)5·18과 4·3의 역사적 맥락이 닿아있음을 고려하면서 국가폭력의 아픔을 표현하는데 있어 역사성과 문학성을 모두 갖춘 작품이라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5·18문학상은 1980년 5월 광주항쟁을 통해 생명력을 갖고 발현되기 시작한 민주·인권·평화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5·18기념재단이 2005년 제정한 문학상이다. 5·18기념재단과 한국작가회의, 계간문학이 공동 주최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기성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5·18문학상 본상을 시상하고 있다.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은 시인 이종형이 태어나고 성장하는 과정에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라는 제주4·3이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보여준다. 개인 삶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제주민들의 4·3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세 살에 아비를 여의고 시를 만나지 않았다면 삶이 허기지고 외로웠을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시로 인해 생의 계절들을 잘 견뎌낼 수 있었다’고 그 시집에서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었다.
5·18문학상 본상(상금 1000만원)은 심사일 기준 1년 이내 발간한 시, 소설, 동화, 평론 문예물과 기록 및 팩트를 중심으로 쓰여진 비문예물 등 단행본 저서를 대상으로 심사했다.
최종 후보에는 5·18문학상 운영위원회 방침에 따라 추천위원 52인(한국작가회의 전국 13개 지회, 작가 38명, 민주화운동 유관 5개 단체) 중 37인이 선정한 68개의 작품집에서 10종으로 압축한 시집 4종, 소설집 4종, 평전 1종, 다큐기록물 1종이 올라 경쟁했다.
시상식은 내달 19일 오후 5시 5·18기록관 대강당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