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민호군 추모비 건립 장소 놓고 대립

유가족 “교육청내가 적당”
교육청 “모교에 세워져야”

2018-04-09     문정임 기자

故이민호 군 추모비 건립 장소놓고 교육청-유가족 대립
“추진일정 진전없다” 이군 부친 9일 교육감실 항의 방문

교육과정 중 안전 미흡 등의 이유로 사망한 학생의 추모비(조형물)는 누가 자주 볼 수 있는 곳에 세워야 할까.

지난해 11월 학생 신분으로 현장실습 중 사망한 故 이민호 군(당시 서귀산과고 3) 추모비 설치 장소를 놓고 제주도교육청과 유족이 합의점을 찾지 못 하고 있다.

故이민호 군의 부친은 9일 도교육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해 민호 장례식 하루 전(11월 18일) 교육부 장관과 제주 교육감 등이 동석한 자리에서 추모비 건립을 약속받았는데 4월 현재까지 진전이 없다”며 도교육청에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추모비 건립 장소와 관련해 유가족은 “교육청 직원들이 아이들의 안전 문제에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청내 건립을 요구했지만 도교육청은 선례가 된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반면 도교육청은 추모비를 지인이 많은 이 군의 모교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관계자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늘 노력하고 있지만 학교폭력, 임해훈련, 수학여행 등 여러 상황에서 사망사고는 생길 수 있다”며 “그 때마다 추모비를 청내에 세우면 끝이 없다. 추모비는 이 군의 지인들이 있는 모교에 세우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의는 당초 추모비 건립 장소에 관한 문제에서 출발해, 조형물 설치 장소에 관한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도교육청이 추모비 청내 건립을 반대하면서 추모비는 이 군 모교에 세우는 것으로 유족이 양보하고 대신 조형물을 제주학생문화원에 설치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조형물 장소를 놓고, 유족은 원형 잔디 한 가운데를, 도교육청은 시선이 상대적으로 적은 학생문화원 서쪽을 제안하면서 평행선을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군의 아버지는 9일 오전 교육감실을 찾아 면담을 요청했으나, 교육감을 만나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