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화된 배움터에 다시 싹 튼 희망
제주교육박물관 4·3 70주년 추념 특별기획전
‘시련을 극복한 제주교육’…오는 6월24일까지
해방 후부터 한국전쟁 휴전 직후까지 7년 여간 제주에 불어 닥친 4·3의 광풍(狂風)은 제주의 수많은 마을과 학교를 불태웠다. 당시 중산간 마을의 대부분이 초토화되어 가옥이 소실됐고, 마을의 가축 대부분이 분실되는 등 너나할 것 없이 피해가 막대했다. 도민들은 그러나 커다란 시련 속에서도 무너진 학교 담장을 다시 쌓으며 희망을 재건해갔다.
제주교육박물관(관장 김보은)이 지난 27일부터 오는 6월 24일까지 제주4·3 70주년을 추념하는 ‘시련을 극복한 제주교육’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4·3으로 학교를 비롯한 교육계에 크고 작은 피해가 있었지만 제주교육을 위해 한 힘을 보여준 민·관의 헌신과 숭고한 정신을 나누며 추념의 기회를 갖기 위해 마련했다.
전시 1부에서 4·3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2부에서는 광복 이후 제주교육의 모습과 4·3 시기 제주교육이 겪은 시련을 내보인다. 3부에서는 제주교육이 시련을 극복하는 모습과 4·3평화인권교육의 진행 과정,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에 담긴 4·3을 다양한 유물과 사진자료로 구성했다. 제주교육박물관의 올해 첫 기획전이기도 하다.
전시기간 제주교육박물관은 읍면지역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박물관학교’를 열어 교육현장을 지원하는 교과통합연계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는 4·3 70주년을 상징하는 동백꽃의 의미와 제주 4·3의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활동으로서, 4·3 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머그컵 만들기를 통해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아이들에게 전달한다.
아울러 오는 4월 18일부터 5월 9일까지는 교직원과 도민을 대상으로 ‘제주4·3과 제주 유배인의 삶’을 주제로 전통문화역사교실을 연다. 또, 박물관 뮤지엄극장 이용자들에게는 제주도청에서 제작한 동영상 ‘평화와 인권’을 상영한다.
김보은 관장은 “4·3은 도민들의 삶뿐만 아니라 제주교육의 터전도 황폐화시켰다”며 “그럼에도 도민들은 마을마다 힘을 모아 학교를 재건하고 다시 교육에 힘을 쏟아 희망을 만들어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과정의 일부를 엿볼 수 있다”고 기획 의미를 전했다. 문의=064-720-9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