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4·3 희생자 건강상태 심각한 수준”
18일 학술포럼서 ‘조사대상 72% 만성 통증’ 보고
70년 전 4·3 겪은 생존 희생자들이 후유장애, 치매 등 건강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4·3생존희생자후유장애인협회(회장 고태명)와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18일 제주4·3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제주4·3 생존희생자 삶의 질 실태와 개선 과제’를 주제로 학술포럼을 열고,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포럼에서 부윤정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는 ‘제주4‧3 생존희생자 삶의 질 실태와 개선 과제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생존희생자들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현재 4·3생존자는 총 114명이며, 이중 81명은 후유장애생존자, 수형생존자는 33명, 도내 거주자는 105명이다.
부 교수는 도내거주 105명의 희생자 중 73명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후유장애생존자는 56명, 수형생존자는 1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2명은 요양원 또는 요양병원(16명), 연락두절(14명), 사망(1명), 조사거부(1명) 등이다.
희생자 중 절반(47%) 가까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으며, 초등학교를 졸업한 희생자는 33%로 대부분 저학력으로 이들 중 상당수는 읽기(22명)·쓰기(26명)·계산(10명) 능력이 불가능 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상태를 보면 조사대상 72%(53명)가 만성통증을 앓고 있으며. 이 중 79.3%가 못견딜 정도로 통증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46.6%는 일상생활 활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기능장애를 겪고 있고, 40.7%는 한 끼 이상 결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에 걸렸거나 의심되는 생존자는 41.1%, 우울증을 겪고 있는 생존자는 49.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 교수는 “4·3 생존자들은 후유 장애와 고령, 낮은 학력 및 지식수준, 오랜 기간 지속된 사회적 낙인으로 직업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생계비 및 의료비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히 생존희생자들이 급격하게 건강이 나빠지고 있고 우울증, 치매, 기능장애, 만성통증에 시달리고 있어 고위험군을 위한 사례관리 지원시스템과 재활 및 치유 프로그램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4·3생존자후유장애인협회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드리는 건의문’을 통해 정부에 국가차원의 생계비 및 의료비 지원, 요양병원 건립 등 다각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