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女 보육교사 피살사건 9년만 재수사

경찰 사망시간 재현 실험
최종 분석 4월 중순 도출
새국면에 접어들지 관심

2018-03-18     김진규 기자

2009년 2월 제주에서 발생했던 어린이집 보육교사 피살사건이 9년만에 재수사가 진행, 새로운 국면에 접어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진다.   

제주경찰은 보육교사 이모씨(사망 당시 27?여)의 사망 시간을 추정하기 위해 올해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과학수사의 발달로 당시 날씨 등 상황을 재구성, 정확한 사망 시점을 알아본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2009년 2월 1일 이씨가 실종 일주일 만인 2월 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오름 인근 농업용 배수로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이씨가 실종 당일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이 시점에 맞춰 수사를 벌였지만, 부검 결과 시신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숨졌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서 혼선을 겪었다.

부검을 통해 이씨가 실종될 당일 친구들과 주점에서 먹었던 안주 등이 나왔지만, 일주일 이후 발견된 시신은 부패되지 않고 온전했기 때문이다. 

24시간 이내에는 비가 내린 적이 없는데도 이씨의 옷이 모두 젖은 채로 발견되면서 혼선은 더욱 가중됐다. 실종 이후부터 비가 내린 날은 2월 3일뿐이었다.

경찰은 이씨의 이동 경로로 예상되는 곳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시간대별로 분석해 여러 명의 용의자를 도출하기도 했으나, 뚜렷한 물증을 찾지 못하면서 수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경찰은 무려 3년4개월 간 수사를 벌였으나 끝내 범인을 찾지 못한 채 2012년 6월 15일 수사본부를 해체하면서 제주의 대표적인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2015년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한 이른바 ‘태완이법’이 시행되면서 제주지방경찰청 강력계 산하에 ‘장기 미제사건 전담 수사팀’이 꾸려지게 됐고, 이씨 피살사건도 재조명을 받게 됐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참이나 지나 현장 조사에 어려움을 느낀 경찰은 쟁점이 됐던 ‘사망 시점’을 추적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돼지와 개 등 동물 사체를 이용한 부패 실험이 진행됐다. 이 결과는 최종 데이터 분석을 통해 4월 중순에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