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만들기’  프로젝트의   明과  暗

2018-03-14     제주매일

제주지역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공부방 만들기’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제주도교육청 학생복지팀과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의 합작품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목도한 도교육청 복지팀이 제주적십자사에 도움을 요청해 이뤄졌다. 예산은 총 5000만원. 그것도 제주적십자사가 본사 레드크로스 갈라(GALA) 사업에 응모해 어렵사리 마련한 돈이다. 그리고 학교 추천과 서류심사 등을 통해 도내 각지의 꿈나무 11명을 최종 선정했다.

하지만 현장의 사정은 예상보다 더 열악했다. 방이 너무 좁아 책상을 들여놓을 공간이 없거나 자신의 방조차 없는 아이들. 심지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상당수가 남의 집에 살고 있었다. 지금의 예산으론 엄두도 못 낼 현실에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이유다.

올해 제주특별자치도 예산은 사상 처음 5조원(5조297억원)을 돌파했다. 제주도교육청 예산 또한 1조93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책상이나 방 하나 없고, 남의 집을 전전하는 아이들이 수두룩한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나 교육청이 걸핏하면 ‘복지 향상’을 운운하고 있으니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아이들은 우리의 희망이요 미래다. 그런데 공부할 책상과 방 하나조차 없는 아이들이 과연 내일의 꿈을 키울 수가 있을까. 제주도와 도교육청에 묻고 싶다. 이 같이 암울한 환경에 놓인 취약계층 아이들을 위해 얼마만큼의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가.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각 후보들에게도 당부한다. 지금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공약이 아니라, 우리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함께 나아가는 따뜻한 손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