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는 하지만 안 간다고?
우리 국민들은 관광에 관한 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가장 가고 싶어하는 관광지와 실제 여행지로 찾는 지역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7월15일부터 8월19일까지 전국 16개 시·도 6300명을 상대로 ‘2005 상반기 국민여행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향후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30.2%가 제주를 꼽았으며 북한이 29.0%로 2위, 3위는 강원도로 13.8%를 나타내 아직은 그래도 제주가 국민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정작 국민들이 올 상반기 가장 많이 방문한 숙박여행지는 강원도(13.5%)와 경기(10.9%), 충남(9.8%) 순이었고, 당일 여행방문지로는 경기(19.5%)가 가장 높고 경북(10.0%), 경남(9.9%) 순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제주도의 선호도는 지난해 32.7%에서 오히려 2.5%가 떨어져 해를 거듭할수록 제주관광의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우리 국민들이 제주를 좋아하면서도 실제로는 다른 지역을 찾아가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은 비용문제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행기 삯 인상 등 비싼 여행경비 부담은 제주관광을 꺼리고 기피하는 원인이 된지 오래다.
게다가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전국이 3시간대의 생활권으로 좁혀지면서 다른 지방에서는 체험관광이나 위락관광 등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내놓고 있는 반면 제주관광은 아직도 평면적인 보는 관광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제주관광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제주를 좋아하면서도 오지는 않는 ‘야속한’ 국민의식을 탓할 필요는 없다. 다양한 관광 상품의 개발과 관광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물론 관광비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제주관광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 제주도를 비롯 관광협회와 업계는 이번 조사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