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귀화’ 원유민 평창 패럴림픽 참가 무산

표면상 포인트 부족…실상은 체육회 행정 미숙

2018-02-26     박민호 기자

속보=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이제 관심은 내달 9일 개막하는 평창패럴림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장애인체육 ‘귀화 1호’ 선수로 올림픽 출전 여부에 관심(본지 1월18일자 5면 보도)을 모았던 원유민(30·제주도장애인체육회)이 대회 참가가 최종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따르면 원유민은 국제대회 포인트 부족으로 자력으로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고, 이후 다각적인 협회의 노력에도 불구 평창패럴림픽 참가가 무산됐다.

한국에서 태어난 원유민은 4살(1992년) 때 교통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다. 이후 12살 때 캐나다로 이민, 자연스럽게 운동을 접하게 됐다. 그는 캐나다 휠체어농구 국가대표로 출전하면서 나름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된다. 지난 2014년부터 제주도휠체어농구팀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월 노르딕스키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이후 국내대회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특별귀화를 추진, 지난해 7월 한국 국적을 회복하며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그는 ‘고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국가대표팀 해외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등 평창패럴림픽 만을 바라보며 훈련에 매진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제연맹과 대한장애인체육회 등으로부터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게 된 것이다.

대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국제대회 랭킹 포인트가 부족해 자력 출전권 확보가 어려웠고, 이후 다각적인 노력을 해 왔지만 국제연맹 등에서 최종 불참통보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뒤늦게 스키에 입문한 원유민의 부족한 국제대회 ‘경험’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대한장애인체육회의 미숙한 행정이 원인’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실제 귀화 이전 국적으로 출전한 마지막 국제대회 이후 3년간 패럴림픽 참가를 불허하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의 규정이 그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원유민은 지난 2016년(9월) 브라질 리우패럴림픽에서 휠체어 농구 캐나다 대표선수로 참가한 바 있다.

결국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대회 개막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무리하게 귀화(2017년 7월26일 국적회복)를 추진, 국가대표팀 훈련에 합류시켰다가 대회 개막 1개월여 전(2018년 2월1일) 선수에게 불참 통보하게 된 것이다.

원유민은 “그동안 열심히 노력해 왔는데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 수 없어 많이 아쉽다”며 “(대회 불참은)복합적인 문제다. 제대로 준비해서 4년 뒤 베이징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