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군 사망 후 100일 달라진 게 없다”

정부합동조사 발표는 아직…공장은 재가동
노동부·제주도·교육청 등에 대책마련 촉구

2018-02-26     문정임 기자

서귀산과고 3학년 이민호 군이 현장실습중 사고로 숨진 지 100일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합동조사 결과는 안 나왔는데 공장은 재가동되고, 아이를 지켜내지 못 해 미안하다던 제주도교육청은 청내 추모비 건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다.

故이민호 군의 유가족과 도내 2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지역공동대책위원회는 2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본격 회견에 앞서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이 군의 장례식에서 모두가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100일을 맞은 오늘까지 변한 것이 무엇이었나를 밝히기 위해 회견을 연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가족과 제주공대위는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정부합동조사를 진행했는데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며 “사망에 대한 진상조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주)제이크리에이션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조사는 고용노동부가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는 이유로 진척이 없고, 근로복지공단 역시 고용노동부의 조사를 이유로 유족에게 지급해야 할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고용노동부는 이 군 장례 다음날, 제이크리에이션 작업 재가동시 유가족에게 안전보강상황을 미리 알려주기로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공장 재가동을 선택했다”며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제주도교육청의 파견형 현장실습대책도 묘연하다고 질타했다.

유가족과 제주공대위는 “앞서 도교육청은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학습형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12~1월 교육청과 가진 세 차례의 만남에서 여전히 학습중심의 현장실습 개념이 모호했다”며 “전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방향으로 현장실습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육청내 추모비를 건립하자는 제안에 대해 합당한 거절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도 종용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이 군의 부친 이상영(56)씨가 참석했다. 

이상영씨는 “민호를 잃었지만 아직도 바뀐 것이 없고, 유족이 나서서 대책을 찾고 있다”며 “지치고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공대위는 오는 3월 서울에 상경해 대통령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