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권 발행과 서민들의 정서
한국은행 총재는 몇 일전 “10만원권 발행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그리고 디노미네이션 보다 10만원권 발행이 더 시급하며, 이 이유는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10만원권 자기앞 수표 통용비용을 절감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표교환에 따른 국민의 불편이 줄어들며, 그리고 제조, 운송, 보관 등에 연간 400억원을을 절감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연간 통안기금 이자 1000억원정도가 절감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화폐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조, 유통, 보관, 국민들의 편이성, 채권이자가 적어진다는 논리는 뭔가 앞과 뒤의 순서가 바뀐 것만 같다. 이건 목표가 아니라 이행에 따른 과정상 이익일 수 있다. 이런 생산비, 보관비 보다는 고액권이 유통되었을 때 가정경제. 중산층의 지출에 대하여 서민들의 심리를 분석해서 중산층, 서민경제인들의 정서에 과연 맞는가하는 분석이 우선인 것만 같아서이다.
요즘 경제는 죽을 맛이라고들 한다. 젊은 대졸자들이 취업을 못하고, 한창나이에 실직을 하고, 영세중소기업이 부도를 당하고,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서 쓴 카드 빛으로 신용 불량자가 양산되는 이 시점에서 고액권 발행은 서민들의 정서에 과연 어떻게 비칠까.
의심스럽다. 지금 고액권 사용과 관련해서 두려운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직장을 가진 사람들도 월급이 2백만원 이하가 대분이다. 이분들이 달랑 고액권 20장을 가지고 한달을 버텨야하는 데 느끼지는 것은 가난하다는 생각부터 들것 이다. 뿐만 아니라 중산층은 세배 돈도 어린이들에게 만 원권 한 장으로 한다. 이건 최고 고액권 한 장을 준다는 서민들의 자존심이다. 또 우리사회의 미풍양속인 부조금도 특별한 관계를 제외한 일반지인들 사이에는 3만원, 5만을 사회의 불문율로 되어있는데, 심리적으로 고액권으로 변화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젊었을 때 만 원 권이 새로 유통되었는데 그 당시 부조금이 5천이었다.
그런데 만원권이 유통된 후에는 자연스럽게 부조금이 만원으로 상향된 기억이 있다. 이럴 경우 짧은 기간에 엄청난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몇일 전 신문에 OECD회원국가 중에 우리나라가 자살 순위가 1위라는 기사를 보았다. 이 원인도 생계의 어려움. 상대적 굴욕감 등의 작용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액권 발행은 사회를 가진자와 못가진자를 더욱 양극화 시키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 아니가.
과거 정권시절 만 원권으로도 사과상자에 보관해 차땍이로 운반하며 뇌물을 주고. 사과상자에 현금을 놓고 창고에 보관하는 등 부정부패의 극치를 이룬 과거를 가지고 있다. 10만원권 수표보다는 자금추적이 어려운 고액권 화폐의 등장은 부정부패의 증가와 지하 경제를 확대시키는 검은 돈 유통을 증가시키게 될 것이다. 지금 중산층의 가정주부들은 만 원권 하나를 가지고 시장에 가서 우선 쌀을 산 다음에 다른 용품을 산다고 한다. 그 주부들의 10만원을 가지고 시장에 가서 만 원권으로 바꾸어서 만원은 쓰고 9만원은 집에 가지고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려운 사람들의 정신적으로 서러운 것이 될 것 만 같다.
물론 만 원권만 고집 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물론 고액권 발행으로 소비가 활성화 되어 내수가 진작되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국민들의 가수요로 인플레 되는데 만에 하나 보탬이 된다면 중산층의 재는 부동산을 가진 부자들에게 이전된다는 것은 시골할아버지도 다 아는 사실이다. 국민의 실질적 감정은 경제여건, 생활여건에 따라 좋게, 나쁘게 시시각각 변화되는 것이다. 지금은 경기도 바닥권이고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조마조마한 게 요즘의 우리 생활이다. 게다가 서민들은 위축, 자학, 불안하고 있는 때이다. 이럴 때 고액권 발행으로 화폐의 유통비용과 제조비용. 채권이자를 줄이자는 논리는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기는 어려울 것만 같아서 반대하는 것이다.
김 찬 집(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