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票 안되는’ 문화유산 보전사업 지자체 ‘찬밥’취급…홀대
제주시, 내년 15곳 관리예산 2656만원 ‘생색편성’
제주시가 보전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된 각종 유.무형 문화재를 자체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뒤 사후 관리 및 보전을 위한 사업예산 편성을 기피, 문화유산 보호에 생색만 내는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 제주시는 이들 분야에 확보한 쥐꼬리 마한 예산마저 절반이상을 회의수당으로 편성, 문화재 보호 의지를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특별회계를 포함 5000억원대의 내년도 부서별 사업예산 편성작업을 벌이고 있는 제주시는 시 지정 문화유산 관리 및 보전 사업에 겨우 2656만원을 편성했다.
제주시는 이 예산으로 시지정 문화유산 심의위원회 운영수당에 1596만원을 지출하는 한편 문화유산 보유자 전승비 지원에 960만원과 시 지정 문화단체 전승비 지원에 1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제주시가 내년 확보한 예산은 문화유산 관련회의비 및 무형 문화유산 관련에 투자하는 것 뿐이어서 각종 기념물 및 유형문화유산 사후 보전사업은 전무한 형편이다.
이에 따라 해마다 훼손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는 내도동 알작지왓(기념물 4호)과 삼양해수욕장내 ‘삼양동 흑사구층’ 등의 체계적인 보전이 요원한 형편이다.
이처럼 제주시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뒤 관련 사업예산 편성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는 것은 국가지정 및 도 지정 문화재와 달리 이들 사업에 도비와 국비 등이 지원되지 않는데다 또 문화재 사업 자체가 사업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계 등에서는 갈수록 중요시되고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등을 고려해 보다 과감한 문화재 정책 추진을 주문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내년 사업예산의 경우 통상 올해예산을 기준으로 편성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이들 시 문화유산에 새로운 사업예산을 계획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시가 지정한 자체 문화유산은 한라산신제단과 내도동 방사탑 및 망배단(오라2동) 등을 비롯한 유형문화재 6건, 내도 알작지왓과 삼양동흑사구층 등을 비롯한 기념물.자연환경분야 5건,제주시 창 민요와 제주방언 등을 비롯한 무형분야 4건 등 모두 15건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