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고없는 폭설에 제주 ‘멘붕’
새벽~오전 대설 특보…아라동 49㎝ 적설
공항 활주로 폐쇄·늦은 제설 출근길 큰 불편
기상청 예보는 보기 좋게 빗나갔고, 긴장의 끈을 내려놓은 당국의 대처는 안일했다. 8일 예상치 못한 폭설이 온 섬을 뒤덮으면서 제주가 또 다시 ‘멘붕’에 빠졌다.
8일 새벽과 오전사이 제주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면서 많은 눈이 내려 쌓였다 이날 오전 제주시 아라동 48.8cm, 유수암 33cm, 제주시 11cm, 성산 5cm, 서귀포 4cm의 적설량을 기록(오전 8시기준)했다. 전날 다소 평년기온을 회복할 거라는 예보 믿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하얗게 쌓인 눈을 바라보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갑작스런 폭설로 하늘 길도 또 다시 막혔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이날 폭설로 항공기 운항이 어려워지자 오전 7시30분부터 10시까지 2시간 30분 동안 활주로를 폐쇄했다. 당시 제주공항에는 대설특보와 눈보라로 인한 저 시정특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활주로가 폐쇄되자 이날 오전 6시35분 제주 출발 항공편을 시작으로 오후 2시까지 78편의 항공기가 결항됐으며, 제주에 도착하려던 항공기 15대가 제주항공을 선회하다 결국 회항했고, 103편이 지연됐다.오후 들어 날씨가 풀리면서 항공사들은 임시편을 투입해, 제주공항에 발이 묶인 예약승객 300여명을 수송했다.
기상청이 제주도 북부(제주시권)와 남부(서귀포시권)에 대설주의보를 발효한 시각은 오전 7시30분, 이어 오전 8시에는 제주도 전역(추자도 제외)으로 대설특보를 확대 했다.
전날 녹아내린 눈 위로 또 다시 많은 눈이 쌓이면서 도로 곳곳은 빙판길로 변한 상황이었지만 제주도는 뒤늦게 도민안전실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개최,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이었다. 뒤늦게 제설작업을 시작했지만, 출근길 혼란은 막을 수 없었다.
다행히 이날 오전 10시부터 기온이 오르면서 얼어붙은 도로는 빠르게 정상을 되찾아 입춘 한파는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기상청은 이날 낮 12시를 기해 제주 북부와 동부, 서부, 남부지역에 내려진 대설주의보를 모두 해제했다. 다만, 제주산간에 내려진 대설특보는 유지했다.
오후에 들어서면서 기온이 5~7도까지 올라 6일 동안 쌓였던 도로위의 눈은 대부분 녹았다. 기상청은 내일은 기온이 더 올라 평년 수준( 9~11도)을 회복하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