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위기 동네서점 살리기, 책읽기 분위기 조성에 달려”

문체부 독서실태조사 “종이책 재미없다” 독서율 감소세 뚜렷
제주도 서점 활성화 조례 입법예고 지원 등 정책화 움직임 본격

2018-02-05     문정임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조례 입법을 통해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동네 서점 살리기에 나선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교육·문학계와 연대해 책 구매 계층 확대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독서층이 줄거나 전자책에 익숙한 계층이 늘면 종이책을 판매하는 서점의 매상은 계속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가 제주를 비롯한 전국 성인 6000명과 4학년이상 초·중·고등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국민독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모든 층에서 독서율이 감소했다. 특히 청소년층에서는 ‘책읽기가 재미없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지난 1년간 일반 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인 ‘독서율’은 성인 59.9%, 학생 91.7%로 조사됐다. 성인 10명 중 6명, 학생 10명 9명은 지난해 1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독서율은 2015년에 비해 성인이 5.4%포인트, 학생 3.2%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독서인구 비율은 다른 통계에서도 감소 경향이 일관되게 확인되고 있다. 만13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통계청의 ‘2017 사회조사’에서는 독서율이 2015년 56.2%에서 2017년 54.9% 줄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2014년 76%, 2016년 73%)나 일본 마이니치신문 조사(2015년 49%, 2017년 45%)에서도 3%포인트씩 감소세를 보여 독서의 매력이 전체적으로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학생들은 ‘독서 장애 요인’을 묻는 질문에, ‘학교나 학원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없다’(1위, 29.1%)는 답변에 이어, 21.1%가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라고 답해 대책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문항에서는 ‘읽을 만한 책이 없어서’(7.7%), ‘어떤 책을 읽을지 몰라서(6.9%)' 등 독서지도가 필요해 보이는 응답도 4, 5위에 자리했다.      

한편 낮아지는 독서 실태 속에서 전자책과 종이책의 명운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종이책 연간 독서율은 성인이 65.3%에서 59.9%로, 학생이 94.9%에서 91.7%로 모두 낮아진 반면 전자책 독서율은 성인 10.2%에서 14.1%, 학생 27.1%에서 29.8%로 같은 기간 모두 늘어나 책 소비 형태의 변화가 또렷하게 감지됐다.

이런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지역 동네 서점들이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지난 1월 ‘제주특별자치도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지원 계획에는 △경영 및 시설개선 자금 지원 △선진 유통기법 교육 및 경영 컨설팅 지원 △지역서점 상권 활성화 등에 관한 사항이 포함됐다.

도내 문학계 관계자들은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즐거움과 유익함을 알게 해야 종이책 구매 계층이 두터워진다”며 “제주도는 단순 경영지원보다, 학교·공공도서관 등 교육·문학계와 손잡고 책과 친밀해지는 프로그램을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