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3추념식때 ‘잠들지 않는 남도’ 합창

道 준비보고회서 결정…화해·상생 미래가치로 승화

2018-02-04     박민호 기자

올해 제70주년 4·3추념식에선 문재인 대통령과 유족들이 ‘잠들지 않는 남도’를 합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도는 지난 2일 제 70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 준비계획 보고회를 개최했다. 제주도는 이번 추념식을 통해 4·3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4·3생존희생자 및 유족, 도민, 전 세계인과 함께 ‘화해와 상생’이라는 4·3의 정신을 제주의 미래가치로 승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지난 정권에서 이념적 문제로 금지했던 ‘잠들지 않는 남도’의 합창 결정이다.

유족들은 돌아오는 제70년 추념식에선 별도의 합창단을 구성,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부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추념식 참석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이 노래를 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통해 ‘잠들지 않는 남도’를 4·3 추념식 노래로 부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4·3유족회 관계자는 “보수정권 당시 유족들의 요구에도 불구, 이념적 문제로 부를 수 없었던 노래였다”며 “‘잠들지 않는 남도’는 단순히 노래 한 곳이 아니다. 이번 합창 결정은 상당히 획기적인 것으로 제주4·3 추념식장이 이념 논쟁을 넘어,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제주 4·3의 고통을 고스란히 담아낸 ‘잠들지 않는 남도’는 가수 안치환이 1988년 작사·작곡한 곡으로 ‘총파업가(노동자 노래단)’에 먼저 수록됐다가 1989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 2’에 수록됐다. 1994년 솔로 가수로 전향한 안치환은 자신의 앨범인 ‘안치환 1+2’에 수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