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대 중국 기와(瓦當), 서예를 품다

소암기념관, ‘중국 기와를 만나다’전 18일부터
도안·문자 기와탁본 서예작품 등 47점 전시중

2018-01-25     문정임 기자

소암기념관, ‘중국 기와를 만나다’전
도안·문자 기와탁본 서예작품 47점
내달 25일까지

다양한 서예 작품들을 보여주는 소암기념관에서 이번에는 중국 진·한대의 기와를 탁본한 전시를 선보인다.

건축 자재 가운데 비교적 교체 주기가 짧은 편인 기와에는 그 시대 새로운 장식의 변화가 반영되기 때문에 중국문화의 뛰어난 미감까지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서귀포시 소암기념관이 지난 18일부터 오는 2월 25일까지 ‘중국 기와를 만나다’ 전을 열고 있다.

선보이는 작품은 중국 서안진전한와박물관이 소장 유물의 원탁본에 중국 유명 서예가들의 제발과 해설을 넣어 충북대학교에 기증한 것들로 총 47점이다.

기와의 형태는 원형과 장방형이다. 그림이 그려진 도안(圖案)기와와 문자기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문자기와에는 기와를 만든 장소(상림원)의 이름인 상림(上林), 한량없이 긴 세월을 뜻하는 천추(千秋), 긴 세월동안 탈 없이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의 억년무강, 부와 명예의 바람을 쓴 부귀만세, 생명을 길게 더한다 뜻의 익연수(益延壽) 등이 새겨있다.

도안기와의 그림들은 문자보다 사실적이다. 기와에 새겨진 섬서옥토는 민간에 전해지는 달 속의 토끼와 두꺼비를 표현한 것으로 와당의 두꺼비는 짧은 꼬리에 둥근 눈과 배부른 모습의 형태를 취한다. 옆의 토끼는 두꺼비에 비해 다소 길고 가늘게 그려졌으나 큰 눈에 하늘로 뛰어 오르려는 형태를 취한다. 사신도(청룡, 백호, 주작, 현무)는 현대 조각가가 새겼다해도 믿을만큼 사실적이고 세련되며, 작품상태도 좋다.

기와는 흙으로 형태를 만들고, 그 안에 구획을 나누어 글씨나 그림을 새긴 뒤, 틀을 만들어 다시 흙을 채워 말리고 굽는 작업을 거쳐 완성된다. 다른 건축 자재들에 비해 수명이 짧고 다량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그 시대의 새로운 장식의 변화를 드러낸다.

전시되는 와당과 전돌의 탁본작업은 돋을 새김된 것이 많아 형태의 양감과 사실감을 잘 표현했다. 여백의 문자 제발은 탁본된 기와의 가치를 이해시키는데, 현대 서예가들의 감상법을 같이 곁들여 신·구의 조화를 이루어 작품의 격을 한층 높인다.

소암기념관 관계자는 “조그만 디테일까지 신경 쓴 중국 진·한대의 세련된 기와 표현방식과 다양한 서예미술의 형태에 놀랄 것”이라고 초대의 말을 띄웠다.

전시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2월 25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하며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무료. 문의=064-760-3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