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방학 때마다 공사 중”

2018-01-18     김황국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부의장

석면철거 공사 납득되나 너무 늦어
학생 안전 위해 빨리 끝낼 방안 필요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래세대의 안전 확보는 우리 세대의 의무이다.

세월호 참사와 경주지진 사태 이후 우리 사회에 대두된 안전의 문제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는 곳이 바로 일선 학교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석면철거 과정에서 석면조각이 검출되면서 석면철거과정의 안전성 확보의 문제까지 제기됨으로써 우리 교육에 있어 가장 큰 화두는 안전문제가 되었고, 그 중에서도 내진설계와 소리없는 발암물질인 석면 제거가 그 핵심에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도 이번 겨울방학에 907억원의 사업비로 도내 101개교를 대상으로 시설 공사에 돌입했다. 석면 함유 시설물 개선 공사 40개교, 내진 보강공사 4개교 등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52개교가 방학기간 내 공사를 완료하고 나머지는 여름방학 기간까지 환경개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석면 철거작업은 발암물질인 석면가루가 주변으로 흩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음압장비 등 특수장비를 반드시 갖추어야 하고 철거 전문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일반적인 철거작업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철거는 물론 폐기작업역시 지정폐기물 전문업체가 해야 하기에 석면철거 공사가 진행 중인 학교 현장마다 휴일도 없이 공사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학교나 감리업체에서는 안전매뉴얼에 따라 공사를 진행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잘 지켜지는지가 중요하다. 철거과정에서 금이 가거나 파손될 경우 석면가루가 날려 공사가 끝난 후라도 교사와 학생들에게 그대로 노출될 수 있기에 석면 해체작업에서 안전수칙은 까다롭게 지켜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엄격한 절차들이 제대로 밟아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석면 철거가 한창인 시내 모 중학교를 방문해 봤다. 석면 잔재물 완전제거를 위해 공사 전 교실비품 등 집기류를 이전조치하고 석면제거 후 정밀청소 추가 실시와 잔재물 확인 등 전 과정에 학부모들이 참여하여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다.

학교에서는 학사일정과 공사일정을 조정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학교 행정실은 계약과 관리로 인하여 겨울을 잊은 것은 말할 것도 없었고 교육청 관계자들도 매일 들락거리다시피 관리를 하고 있었다. 또한 상시 감리를 비롯하여 석면공사 관계자분들에 이르기까지 학교의 뜨거운 시설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학사 일정상 학교 석면철거를 완료하기까지 3번의 방학을 보내야 할 정도로 지체되는 시설 운용방식은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이는 석면이나 내진설계를 하는 업체는 타 지역에도 많은데 제주업체만 고집한 결과이기도 하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작업 업체의 경우 10%만 제주 업체이고 나머지는 타지역 업체에 맡기어 신속하게 처리했던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학생이 안전을 최우선하는 상황에서 전국 공모를 통해서라도 적체된 사업물량을 해결하는 게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2017년도의 경우 제주도교육청이 편성한 시설비 가운데 집행하지 못해 이월된 예산이 1000억원을 넘고 있다. 석면 관련 예산도 집행률이 23%에 불과할 정도로 석면공사까지 지체되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방법들을 강구하여 하루속히 석면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철거과정에서의 안전성 확보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공사의 속도를 낼 수 있으려면 인력구조와 업체 선정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방학 때마다 같은 공사를 반복하여 하는 어이없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방학 때에도 엄연히 학교의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연장됨으로써 학생의 출입이 통제되고 이로 인하여 교육과정이 왜곡될 여지가 개연성이 존재하는 만큼 효과적인 공사 방식에 대하여 고민할 것을 교육당국에 주문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