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눈폭탄’에 한계 드러낸 제설 행정

제설차 풀가동 등 불구 빙판·눈길 그대로 ‘불편 유발’
“제설 전혀 안돼…버스도 전부 만차” 시민 불만 쇄도

2018-01-14     김진규 기자

지난 10일 오후 7시를 기해 제주 전역에 쏟아진 눈폭탄에 제설작업의 한계를 드러냈다. 매번 폭설 때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설이 12일까지 이어지면서 도로와 인도가 빙판길로 변하며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차량 운행은 물론, 행인들이 위태롭게 걷다가 넘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자가용 이용을 포기한 많은 도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출근 시간대에는 만석으로 이용자체가 힘들다는 푸념도 들린다.

도민 고모(40 ·여)씨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 동안 폭설로 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출근 시간대에는 만석이라 이용자체가 어려웠고, 퇴근 시간에는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김모(39)씨는 “어린 자녀들과 손을 잡고 다니는데, 빙판길에 넘어지진 않을지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골목길은 물론, 대도로의 인도도 미끄럽기는 마찬가지”라며 “하다못해 염화칼슘이라도 뿌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제주도청 게시판에도 “눈이 온지 오늘로서 이틀째인데 제설작업이 하나도 되어있지 않았다. 제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많은 눈이 온것으로 아는데, 타 지역은 재빠른 조치를 취해 제설작업을 했다고 한다. 제주도는 눈이 올때마다 사고는 증가하는데 도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는 하나도 취해지지 않았다”는 글이 게시됐다.

제주도정이 제설작업에 노력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새벽 4시부터 제설차량 22대와 더불어 가용 인력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폭설로 효과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2일 관련부서와 양 행정시에 예찰과 대비체계 강화를 요청하는 한편, 도로제설작업을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시했다. 지역자율방제단원들이 이면도로와 지선도로, 비탈길 도로에 모래살포 등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인력 동원에 한계로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곳도 있었다. 일부 시민들도 자기집 앞 눈 치우기에 동참했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에 그쳤다.

이번 폭설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 간 119에 신고 된 건수는 85건으로 집계됐다. 눈길 교통사고로 트럭과 활어 운반차량이 충돌해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