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17 제주공항 화제와 이슈
사드 여파 국제선 운항 50% 수준
갈등비용 최소화 2공항 건설 기대
세월이 정말 빠르다. 벌써 12월이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 옛 어른들이 “세월이 물 흐르듯 빨리 지나간다”고 했는데 정말 세월유수(歲月流水)임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2017년의 끝에서 제주도민의 관심을 모았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었을까 돌이켜본다. 사람들이 사는 일이라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올해 역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제주공항 역시 그랬다. 사람들이 활발히 드나들었던 만큼 다양한 상황이 맞물려 주목 받았다. 공항은 주민 갈등의 중심에 있기도 했고, 국제적 문제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상반기 제주를 강타한 ‘태풍’은 우리나라 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였다. ‘금한령’으로 알려진 여행 제한 조치는 제주 관광의 질적 성장을 고민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겼다.
제주공항도 지난해 대비 국제선 항공기 운항이 50% 수준, 여객은 41% 감소하는 등 타격을 받았다. 도내 주요 관광지도 중국인 관광객이 확연히 줄었고, 주변 상권에도 영향을 줬다.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이슈다.
면세점 업계도 불황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제주공항 국제선 면세점은 매출 감소를 이겨내지 못해 결국 영업권을 반납하게 됐다. 하지만 이달 말이면 새로운 면세점 운영자가 새롭게 선정돼 보다 나은 서비스를 선보이게 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2월에는 국제선을 이용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제주공항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중국 주제주총영사관 측과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 창구를 열고 활발히 뛰었던 기억이 새롭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진 쓰레기로 가득 찬 모습과 사드 갈등이후 한산해진 공항 터미널의 모습이 역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국제선 노선 다변화 노력도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지난 4월 제주특별자치도·제주관광공사 등과 함께 공동 마케팅을 추진해 세계적인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 엑스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제주를 잇는 노선에 취항하는 결실을 맺었다.
동남아 직항 노선이 생겨나면서 그동안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제주공항은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연간 12만 명 이상의 관광객 유입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제주 관광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은 도민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정책 중 하나였다. 이에 공항을 기점으로 하는 12개 버스노선이 신설되는 등 제주를 찾는 관광객의 교통 편의는 크게 개선됐다.
적은 비용으로 제주 곳곳을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은 공항 교통 서비스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반면, 공항 구내도로까지 적용하기로 계획하였던 버스 전용차로는 교통 혼잡 예상 때문에 도입을 유예했다.
공항 이용객 대상으로는 지난 7월부터 항공 보안 관련 새로운 제도가 시행됐다.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은 여객은 비행기 탑승을 허가하지 않는 제도로 변경된 것이다.
또한 공항 시설 여건 극복 노력이 대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 7월 벨기에 제2의 도시 엔트호프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세계항공교통학회(ATRS)가 주관한 공항운영효율성 평가에서 제주공항이 아태지역 1위, 한국공항공사는 최우수 공항그룹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신정부가 들어서 달라진 모습은 대형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와 공정함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강정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정부 간 갈등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런 아픈 경험을 제2공항 건설과정에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더욱 높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 제2공항 건설 반대 측과 정부가 한걸음씩 양보하는 논의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가고 있다. 과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갈등 비용을 최소화하는 성숙한 선택이 제2공항 건설 추진 과정에서 내려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