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처제 성폭력 무죄 논란’ 공론화 전망
20개 단체 대책위 회견
“항소심서 유죄 이끌 것”
제주에서 발생한 이주 여성 친족성폭력 사건이 무죄가 선고된데 따른 논란이 공론화가 일 전망이다.
제주여성인권연대 등 20개 단체로 구성된 ‘이주여성 친족성폭력 사건에 따른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달 18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공론화를 일으켜 항소심 재판에서 유죄를 이끌겠다는 방안이다.
첫 선고 이후 전국단위의 성폭력대책협의기구가 구성되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대표인 소라미 변호사 등 서울과 제주에서 4명의 공동변호인단이 꾸려졌다.
지난 10월 19일 1심 재판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39)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 당시 폭행이나 협박 등 강제성을 입증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지난 2월 15일 새벽 자택에서 잠을 자고 있던 외국인 처제인 B씨(20)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당일 집에서는 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한 B씨의 아버지, 오빠도 있었다.
B씨는 재판과정에서 “무섭고 당황스러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아버지가 심장병을 앓고 있어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가 도움을 청하거나 당시 상황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사건 직후 당일 아침 B씨는 A씨와 단둘이 차를 타고 나가 언니의 결혼식에 사용할 답례품을 찾았고, 카페에서 함께 차를 마시며 사진을 찍는 등 강간 피해자라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B씨가 고국으로 돌아간 이후 자국민 친구에게 성폭행 피해를 전하면서 알졌으며, 이를 계기로 B씨의 언니와 A씨는 이혼했다.
대책위는 “1심 재판부는 ‘저항’이 없었다는 이유로, ‘동의’한 관계로 판단한 것은, 이주 여성으로서의 특성과 피해자의 관점을 고려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 같은 판결을 인정할 수 없기에 항소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첫 기일은 오는 20일로 잡혔다. 사건이 공론화 될 경우 항소심 재판부도 적잖은 부담감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심 재판부도 피해자의 관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닌 만큼, 새로운 쟁점 사항과 새로운 논리 개발 등 대응방안 마련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