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버투어리즘, 언론도 한몫”

방문객 과잉에 우도 등 도내 곳곳 쓰레기·교통 대란…양적 성장 ‘그늘’

2017-12-07     박민호 기자

언론학회 세미나서 이서현 연구원 “수치 위주 보도탓 질적 성장 저해”

‘섬 속의 섬’ 우도는 최근 몇 년 새 방문객들이 급증하면서 쓰레기, 교통 문제가 심각해지는 등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전조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우도해양도립공원의 방문객은 140만8598명으로 지난 2015년에 비교해 15.3% 증가했다. 하루 평균 관광객은 8900명으로 약 2000명의 우도 주민에 비해 4배 이상 많은 수치이다. 이로 인해 도립공원 입도세가 29억원(연간) 증가했지만, 관광객의 급증에 따른 쓰레기 발생량은 해마다 230%씩(2011년 648t→2015년 1489t) 급증하고 있다.

우도뿐 아니라 도내 곳곳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무질서와 각종 범죄로 인한 혐오와 편견이 감지되고 있으며, 관광객 유치로 인한 이익이 거대자본과 중국자본으로 돌아가는 관광이익의 편중된 분배 구조도 심각한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우도에서 목도되는 각종 쓰레기 문제, 외지자본과 토종자본의 갈등, 소득의 불평등한 분배, 교통체증 등은 제주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염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제주 관광의 양적 성장에 따른 오버투어리즘 사태는 관광객 수자에만 관심을 가져 온 제주지역 언론들이 부추겼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시대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제주지역 언론의 역할과 대안을 진단하는 학술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단법인 제주언론학회(회장 김경호)는 7일 오후 2시 한라아트홀에서 ‘국제자유도시 제주관광과 언론’을 주제로 가을 정기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이서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 객원연구원은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언론보도 방향 연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오버투어리즘을 넘어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가기 위한 언론의 역할을 제시했다.

이 연원구원은 “그동안 관광과 관련해 지역 언론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냐는 물음에 긍정적으로 답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오버투어리즘의 전조 현상들이 이미 주민들의 생활 틈새에서 파생되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언론의 세심한 관심과 고민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언론은 각종 관광 브랜드를 만들 때마다 관광객을 추산하고 그로 인한 관광수입이 얼마가 될 것인지에 주목해 왔다”며 “이러한 차원에서 제주언론은 제주관광의 양적성장을 부추긴 ‘공범’이다. 수치 위주의 과도한 경쟁보도로 제주의 질적 성장보다는 양적성장에 집중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 연구원은 “오버투어리즘으로 더 이상 관광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관광지는 더 이상 관광지가 아니”라며 “일정한 관광객 수를 달성하는 양적성장으로부터 지속가능한 개발과 관광,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관광으로 그 보도 패러다임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