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이별…이민호군 영결식

어제 도교육청장으로 모교서 ‘눈물 속’ 거행
교육감·지사 참석해 사고 재발 방지 등 약속

2017-12-06     문정임 기자

“미안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산업체 현장실습중 사고로 숨진 이민호 군의 영결식이 6일 오전 9시 모교인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장(葬)으로 엄수됐다. 사망 17일만이다.

이 군이 다니던 서귀포산과고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장례위원장인 이석문 교육감, 원희룡 제주지사, 학교 관계자, 친구·후배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조사에서 “피와 눈물이 없는 육중한 쇳덩어리에 눌려 고통을 호소할 때 어른들은 온기 어린 손길을 건네지 못했다”며 “얼마나 따뜻한 구원이 절실했을까 지금도 차오르는 후회와 자책을 지울 길이 없다”고 미안함을 거듭 전했다.

이어 “당신이 떠나는 길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잘 알고 있다”며 “아이들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고 전해주는 진심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추도사에서 “민호군은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우리에게 일깨워주었다”며 “다시 이런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만이 고인을 편히 보내드리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애도했다.

김여선 현장실습고등학생사망에따른제주지역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억울하고 원통한 민호의 죽음을 잊지 말고 파견형 현장실습제도를 원점에서 재점검하자”고 말했다.

친구 강진호 군은 고별사에서 “스스로 앞길을 개척해 부모님께 효도하겠다던 내 친구였다”고 이군을 회상하며 “슬프지 않고 차갑지 않은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 군의 부모는 헌화와 분향을 한 뒤 “너무나 보고 싶다”며 이 군의 이름을 목 놓아 불렀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영결식이 끝나고 이 군을 실은 영구차는 정든 학교와 친구들을 뒤로한 채 장지인 제주시 양지공원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