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학살 주범’ 박진경 대령 추모비 철거해야”
제주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 1차 회의
이상봉 의원 “충혼묘지내 비석 치우거나 진상조사 내용 담아야”
내년 제주 4·3 7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제주시 충혼묘지 입구에 세워진 박진경 대령의 추모비를 철거하거나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상봉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을)은 4일 2018년도 제주도 예산안 심사에서 “내년도 보훈 행사 관련 사업비는 늘었지만 충혼묘지 등 시설비 예산은 1500만원 정도만 편성됐다”며 박진경 대령 추모비 문제를 도마위에 올렸다.
이 의원은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박 대령은 4.3 진압 사령관으로 부임한 후 제주도민 30만명을 희생시켜도 무방하다고 했던 학살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박진경 대령은 제주도민, 특히 4.3 희생자와 유족들에게는 한이 맺힌 인물”이라며 “비석을 철거하든지 4.3진상조사보고서에 적시된 내용을 비문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중환 기획조정실장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화해와 상생의 관점에서 충혼묘지와 비석을 바라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오무순 제주도 보건여성국장을 불러 세운 후 “제주도민 정서에도 반영되지 못한다. 군경 단체가 나름대로 의미를 담았겠지만, 제주 4·3의 화해와 상생의 목표에도 부합되지 않는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위해 정비돼야 한다. 종합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오 국장은 “현 충혼묘지는 제주국립묘지 조성에 따라 이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 지적한 부분을 포함해서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박진경 대령은 제주 4·3의 강경 진압 작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때문에 충혼묘지에 세워진 박진경 추모비를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