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통문화의 독창성 과시
제주도가 전통문화의 고장임이 또 다시 입증되었다.
경기도 포천에서 4일 폐막된 제46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제주도 대표인 북제주군 애월읍 하귀 2리 민속보존회의 ‘귀리겉보리 농사일소리’가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함으로써 다시 한번 제주 민속예술의 독창성을 전국에 과시한 것.
이번 대상 수상은 지난 1990년 제주대회에서 ‘서우젯소리’로 대통령상을 받은 이후 15년만의 ‘정상탈환’으로 민속문화의 보고로서 제주의 위상을 한껏 떨친 셈이다. 제주팀의 대통령상 수상은 67년 ‘영감놀이’와 80년 ‘방앗돌 굴리는 노러, 그리고 90년 ‘서우젯소리’에 이은 네 번째 쾌거다.
대상을 받은 ‘…농사일소리’는 미곡문화권과 달리 잡곡문화권에 속하는 제주의 독특한 민속으로, 제주도의 보리농사 과정과 그에 따르는 일노래와 일놀이를 북군지역의 농사일소리와 결합시켜 구성한 작품.
심사위원단은 “잊혀진 제주 전통민요를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면서 근·현대 농민들의 삶을 맛깔스럽게 표현했다”고 대상 선정이유를 밝혔다. 또 ‘보리뿌리젼이라는 제주 특유의 농점(農占) 등을 통해 보리타작의 신명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번 대상 수상은 ‘영감놀이’(부산) 이후 38년만에 홈그라운드가 아닌 적지(?)라 할 수 있는 다른 지방 대회에서 받았다는 의의도 크다. 아울러 그 동안 묵묵히 땀 흘리며 연습에 몰두해온 하귀 2리 주민들의 희생정신도 높이 사야 하리라 본다.
이제 앞으로의 과제는 이 같은 민속예술작품을 어떻게 보존, 전승하느냐는 데에 있다. 첫 대회가 열렸던 1958년 이후 수많은 작품이 발굴·재현됐지만 보존과 전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많이 사장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민속예술 전승작업이 보다 활발히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