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군 빈소 찾은 여야 지도부 “현장실습제도 개선”

유승민·우원식 등 “사고 진상규명 · 재발방지 최선”

2017-11-24     김진규 기자

여야 정치 지도부들이 제주시내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이민호 군의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하며 현장실습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24일 오후 5시 민호 군의 빈소가 마련된 제주시 부민장례식장 제2분향실을 찾아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일을 미리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유 대표는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를 유명무실하게 한 추가 근로계약이 이군을 위험한 작업장으로 내몰았다. 법 개정 등 현장실습제도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5시 20분쯤 빈소를 찾은 국민의당 김삼화·김수민 의원도 “장시간 노동에 학생들을 방치시킨 법률이 문제”라며 “유족들이 억울하지 않게 전적으로 책임지고 (문제 해결에)임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이학영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오영훈 정책위원회 부의장, 강병원 의원(국회 환경노동위)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우 대표는 “빈소를 찾기 전 현장을 둘러보니 안전시설들이 굉장히 조급하다. 이런 현장에 학생들에게 현장실습을 맡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교육부 관련 부서가 빨리 진상규명을 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제대로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SNS를 통해 “현장실습 제도에 대해 근본적으로 검토하고,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5일 민호 군의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도내 특성화고 3학년이었던 민호 군은 지난 9일 오후 1시50분쯤 제주시 구좌읍 소재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중 제품 적재기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 뒤 지난 19일 숨을 거뒀다.

현장실습생의 근로계약서상 최대 근무 시간은 주 40시간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결과 민호 군은 해당 공장에서 월 60~80시간 정도 초과 근무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