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엔날레 ‘말 뿐인 홍보대사’ 논란

2017-11-19     제주매일

‘제주비엔날레 2017’의 홍보대사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말 뿐인 홍보대사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번 비엔날레의 홍보대사는 다름 아닌 ‘아시아의 별’로 불리는 가수 보아다. 올해 8월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은 “K-POP을 세계에 알려온 보아가 제주비엔날레를 국내외적으로 홍보하게 될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보아 역시 “국내외 많은 이들이 제주비엔날레의 존재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 ‘문화예술의 섬 제주’라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슬로건이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보아는 개막식에만 참석했을 뿐, 이후 단 한번도 제주비엔날레를 찾은 적이 없다고 한다. 또 보아의 공식사이트와 개인 SNS인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페이스북에도 비엔날레와 관련된 게시물은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탓인지 수퍼 한류스타를 홍보대사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비엔날레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은 지금까지 고작 700여명에 그쳤다.

그렇다고 보아를 크게 탓할 수도 없게 됐다. 제주비엔날레 측은 홍보대사로 위촉된 보아에게 개막식 참석에 따른 항공료 실비만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비엔날레 관계자도 “보아를 홍보대사로 위촉했기에 제주비엔날레 TV 광고 등에 합법적으로 초상권을 사용할 수 있었다”고 에둘러 변호했다.

가장 큰 책임은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처리한 비엔날레 주최 측에 있다. 홍보대사만 하더라도 행사를 불과 나흘 앞두고서야 위촉했다. 때문에 홍보대사와 연계한 홍보활동 등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려웠다. 졸속행정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지난 9월 2일 막을 올린 제주비엔날레는 예산 15억원이 투입된 도내 최대의 단일 문화행사다. 비엔날레 개막 이후 미숙한 행사 운영과 홍보부족 등의 문제가 계속 제기되는 것에 대해 주최 측이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개선책을 모색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