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기우 아닌 현실로 받아들여야

2017-11-16     제주매일

15일 오후 2시29분쯤 경북 포항시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나라 전체가 화들짝 놀랐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경주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하지만 체감진동은 경주 때보다 훨씬 컸다. 기상청은 포항 지진 진원(약 9㎞)이 15㎞였던 경주보다 지표면에서 더 가까웠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전격 연기됐다. 교육부는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16일 치를 예정이던 수능을 안전상의 문제로 일주일 뒤인 23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천재지변으로 수능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 지진은 수도권은 물론 전국 전역에서 감지됐다. 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오후 2시30분경에는 광화문 등 서울 도심 건물도 흔들려 시민들이 술렁였다. 부산 해운대구 고층 아파트 역시 10초 넘게 강하게 흔들렸고, 60층이 넘는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는 수백명이 지진에 놀라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계기진도로는 경북이 진도 6, 강원·경남·대구·부산·울산·충북이 진도 5, 전북은 진도 3으로 분석됐다.

바다 건너 제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진이 발생한 이후인 오후 2시33분쯤 제주시 연동을 시작으로 노형과 이도동 등 일부 아파트나 고층건물에서 흔들림을 느꼈다는 내용의 신고가 잇따랐다. 이날 119와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접수된 지진 관련 문의는 모두 10건으로, 아직 피해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제주도는 지진 발생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하고 재난문자서비스를 송출했다. 포항 지진으로 인한 도내 계기관측은 진도 2 수준으로 확인됐다.

지진 발생 직후 정부는 원전 등 여러 산업시설의 안전 점검에 나섰다. 점검 결과 다행히 전국 24개 원전의 안전성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포항 지진은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더욱 절감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에 따라 지진으로 인한 피해도 기우가 아닌, 엄연한 현실로 받아들여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것은 제주 또한 마찬가지다. 이제부터라도 지진과 관련된 전반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과 계도 그리고 철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