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밤-긴밤’으로 구설에 오른 제주소주
2017-11-08 제주매일
‘제주도의 푸른 밤’은 들국화 멤버였던 최성원의 1집 앨범(1988년)에 수록된 명곡이다.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을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별 아래~’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2004년 성시경이 리바이벌해 부르며 다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제주소주 ‘푸른밤’이 홍보를 위해 성매매 은어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구설(口舌)에 올랐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구분하기 위해 푸른밤 저도주(알코올 도수 16.9%)엔 ‘짧은밤’을, 고도주(20.1%)에는 ‘긴밤’이란 용어를 사용하면서부터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들이 불법 성매매 과정에서 쓰이는 은어를 연상시킨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실제 포털사이트에서 짧은 밤과 긴 밤을 검색하면 성매매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주여성인권연대는 7일 논평을 내고 “소주는 서민들이 하루의 고단함을 풀기 위해 마시는 대중적인 술”이라며 “하지만 ‘짧은 밤’ ‘긴 밤’이라는 용어가 고의든 실수든 대중들에게 불쾌감과 불편함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성차별적 상황을 부추기는 용어에 대해서는 좀 더 세심하고 신중한 마케팅 전략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주소주 실소유주인 신세계그룹 측은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며 억울함을 호소 중이다. 그러나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성희롱’의 경우 가해자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고, 피해자가 불쾌함을 느꼈다면 ‘죄’가 성립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