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역사적 가치와 맛의 비밀

2017-11-07     허종민

감귤의 역사를 보면 문화적, 종교적, 경제적으로 그 어떤 작물보다 폭넓은 영향력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감귤류는 인도를 원산지로 하며 중국으로 전파되어 서유럽에서 브라질, 미국 등 전 세계로 전파 되었다. 가장 사랑 받는 과일이 되기까지 인류와 오랜 기간을 함께하는 동안 감귤을 바라보는 시각과 방법에 따라 나라마다 다양성을 형성하였다.

서양에서는 종교적 의미의 고급과일로써 사용되었고 쉽게 먹을 수 없는 과일로 부와 권력을 상징하기도 하였으며, 1748년 괴혈병 질병에 대하여 산성 물질이 들어있는 감귤을 임상 실험한 결과 완전하게 치유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한의학에서는 진피라는 약재로 사용하였듯이 천연건강식품으로도 이용되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풋귤을 활용한 가공 연구개발과 상품 출시가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되고 있어 감귤이 단순 식용과일에서 벗어나 기능성 감귤산업으로 급부상하는 현상도 이러한 뜻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감귤은 식욕증진, 건강, 피부미용, 고혈압 예방 등 많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구매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단연 맛일 것이다. 맛에는 일반적으로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이 있는데 감귤 맛은 단맛과 신맛에 의해 결정된다. 그 중에 신맛은 뇌의 미각 중추에 강하게 남는 맛 중에 하나다. 피곤하고 지쳤을 때 마시는 상큼한 주스 한잔은 우리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느낌을 갖지만 신맛이 많았을 때 소비자 입맛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감귤의 주요 맛을 결정하는 단맛과 신맛의 비율을 “감미비”라고 하는데 당과 산 어느 것이 현저하게 높고 혹은 낮게 되면 식미는 바람직하지 못하게 된다. 감귤은 품종에 단맛과 신맛의 함량이 천차만별인데, 성숙기의 노지감귤 평균 산함량은 1%, 네블오렌지 1.3%, 하귤 2%, 레몬 6~7%, 유자는 9% 정도를 함유하고 있다.

감귤품종 고유 특성을 살려 고당도 감귤로 소비자를 유혹하거나 상큼하고 향기가 나는 풋귤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 감귤껍질을 주원료로 진피 확대 생산과 다용도 연구 개발 등 감귤 생산 재배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제주도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소장 허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