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은 나의 이어도
김성오 개인전 ‘탐라도원경’
9일까지 이중섭창작스튜디오
2017-11-06 문정임 기자
오름을 그리는 화가 김성오씨가 지난 4일부터 오는 9일까지 이중섭미술관창작스튜디오 전시실에서 ‘탐라도원경(耽羅桃源景)’을 주제로 여섯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도 그의 곁에는 오름이 있다. 테우리였던 부친과 수산리 마을공동목장에서 테우리를 경험했던 유년시절의 기억은 그의 캔버스에 늘 오름을 자리하게 한다.
고향인 원동은 고작 서너 가구가 사는 정도였던 탓에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볼 기회가 없었다. 가끔씩 공동목장에 맡긴 소를 보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그가 볼 수 있던 것은 삼나무 숲과 밤나무 밭, 집 돌담 너머 펼쳐진 초원 그리고 그 위에 부드럽게 솟은 오름뿐이었다.
그래서 오름을 작업하는 일은 유년의 기억과 감성을 깨우는 즐거운 작업이다. 작품에 고스란히 배어있는 테우리의 꿈은 오름 속에 숨겨진 생성의 비밀과도 연결된다. 그가 붉은 색을 즐겨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캔버스에 그려진 오름은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으로 묘사됐다. 수많은 선들을 통해 형태를 왜곡하기도 하고 덧붙이기도 하면서 몽환적 상상을 통해 그 만의 이어도를 만들었다.
전시장에서는 ‘도원’ ‘이어도’ ‘고사리마’ ‘풍중흑마’ ‘탐라도원경도’ ‘테우리의 땅’ ‘테우리’ 등 오름과 말을 주제로 한 유화들이 다수 만날 수 있다.
김성오는 제주대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제주도미술대전에서 서양화 부문 대상을 받았다(2010년).
관람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다. 문의=010-6693-5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