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8 서울 수복 55주년

2005-10-04     제주타임스

우리들에게는 기념해야할 특별한 날들이 많다. 국경일에서부터 개인적인 일에 이르기까지 기리고 지켜야 할 사안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기념이란 ‘좋은 일’ ‘경사스러운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반성해야할 일’ ‘궂은 일’도 있다. 그 가운데서도 역사적으로나 전 국민적으로 반드시 기억하고 망각하지 않아야할 날이 있다. 일본에 합병 당한 부끄러운 국치일, 동족상잔의 비극 6.25 등이 그런 날이다. 이와 더불어 잊어서는 아니 될 날이 또 있다. 바로 9.28이다.
지난 9.28은 공산치하에 묶였던 서울을 수복(收復)한 날이다.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북측의 불법남침으로 우리는 제대로 대적 한번 하지 못한 채 사흘째 되던 28일에 수도 서울을 빼앗기고 만다. 수도(首都)는 어떤 곳인가. 그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기구가 소재하고 있는 도시이다.

단순히 국정기관이 들어서 있는 장소라기보다는, 한 국가를 대표하는 얼굴로서의 상징성이 더욱 강한 지역이 수도이다. 그래서 예부터도 수도가 적군에 함락당하면 항복을 해야만 하였고, 이로 인해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중요한 수도가 적군에 무너진 지 만 3개월이 되던 9월 28일, 드디어 우리는 서울을 탈환하는 기쁨을 맛보게 된다.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으로 승기를 잡은 우리 군(軍)이 10여일의 악전고투 끝에 마침내 중앙청에 태극기를 꽂은 것이다. 적치(赤治)에서 신음하던 서울시민들이 환희의 만세를 부른 것은 물론이다.

9.28은 우리 제주인으로서는 더욱 감회가 깊은 날이다. 제주도 출신 해병들이 수도탈환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까닭이다. 조국이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했을 때 자원하여 전선으로 달려간 이 고장 젊은이들은 초창기 해병대의 주축을 이루면서 통영작전겴光돐着珦邦?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용감한 병사들에게는 하늘의 축복이 있는 법.
우리 제주의 아들들이 수도 서울을 다시 찾는 영광을 안게 된 것이다.
이제 그 감격의 9.28이 55주년이 되었다. 우리의 심장부 수도 서울을 잠시라도 잃었었다는 것은 아픔 중의 아픔이요, 치욕 중의 치욕이다. 다시는 이와 같은 굴욕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9.28이 없었다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찌됐을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 우려할만한 현상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와 같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들이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어느 정당의 홈페이지에는 북한의 특정인을 찬양하는 별의별 내용이 다 들어 있다. 아무리 자유 게시판이라고는 하지만, 이럴 수가 있는가. 북한 동포들의 삶과 인권, 부자 세습의 장기집권과 그들의 행태를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았다면 어떻게 이런 억지 발언들을 쏟아낼 수 있을 것인가.
분명히 북한에 사는 사람들은 우리와 한 핏줄 한 민족이다. 땅도 같은 땅이다. 그래서 통일은 우리의 지상과제요, 그것도 평화적으로 해야 함은 하늘의 명령이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현실은 155마일 휴전선을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때 우리가 우선해야 할 일은 정신무장이다. 아울러 힘의 균형과 부강한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참된 평화통일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난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었다. 북한군에 당하기만 하던 우리의 국군이 이날 비로소 3.8선을 돌파하였다. 국토 수호에 여념이 없는 장병들에게 뜨거운 격려를 보낸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간직하고 싶은 날이 하나 더 있다. 10월 19일이다. 서울을 회복하고, 3.8선을 격파하면서 승승장구 북진하던 우리 국군이 평양에 입성한 기념비적인 날이다. 언젠가는 서울과 평양이 하나가 될 날이 있을 터이다.   

이  용  길 (제주산업정보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