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별 쓰레기 배출’ 응답할까?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30년이 훌쩍 지난 그때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가슴이 아리도록 아련한 추억으로 박혀 그 시대로부터 응답이라도 듣고 싶은 간절함이 생기게 만들었던 그런 드라마가 있었다.
1988년의 아침은 두부가 들어있는 비닐 봉투를 들고 총총 걸음으로 걷는 아주머니와 어깨만큼 긴 싸리 빗자루로 부지런히 집 앞을 청소하는 이웃집 아저씨의 인사로 시작됐다. 그때 그들은 30년 후에 쓰레기도 돈을 주고 버려야 한다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3년 전 제주도에서 살기 위해 이사를 왔을 때 동네 곳곳에 놓여 진 큰 쓰레기통들을 보면서 서울에서는 아파트에서나 볼 법한 분리수거 쓰레기통이 동네마다 있으니 참 좋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클린하우스는 그때의 관대함은 사라져버렸고, 심지어 청결지킴이가 지키고 있어서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면 괜스레 위축이 되는 그런 곳이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러한 불편한 제도를 만들고 이토록 힘들게 쓰레기를 버리고 있는 것일까. 재활용 쓰레기의 분리 배출을 통해 매립이나 소각용 쓰레기의 양을 줄이고, 재활용 쓰레기 활용을 통한 자원순환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 그것이 바로 쓰레기 요일별 배출의 목적일 것이다.
쓰레기 요일별 배출만이 해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불편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분리수거를 습관화하게 하려는 행정의 노력이 넘쳐나는 쓰레기가 제주도의 청정 환경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심각성을 반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앞으로 우리는 자원순환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재활용 쓰레기가 얼마나 값어치 있는 자원으로 재탄생이 되는지 그 결과물을 통해 교육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다면 이러한 불편한 제도를 통하지 않고서도 쓰레기 문제를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일별 쓰레기 배출’제도가 제대로 잘 운영될 수 있기를 제주도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란다.
<제주시 노형동주민센터 안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