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U턴 반갑지만 ‘제2 사드’ 경계해야
지난 1년 4개월간 꽁꽁 얼어붙었던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해빙(解氷) 모드로 접어들었다. 양국이 ‘사드 문제’를 더 이상 재론하지 않기로 협의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에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등, 정치 및 경제 관계 전반에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았던 제주관광업계도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선 제주~중국을 잇는 직항노선 재개로 다음 달부터 제주를 찾는 유커(遊客·중국인관광객)들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를 입증하듯 가장 먼저 중국 춘추항공이 10월 31일 제주~닝보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지난 7월 운항 중단 이후 3개월 만이다. 길상항공도 제주와 상하이 노선을 12월 28일부터 주 3회씩 전세기 운항을 재개키로 하는 등 유커들의 U턴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도내 관광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제주관광공사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 내 설명회를 비롯 B2B 및 B2C 행사를 오는 12월 중국 청뚜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또 중국 테마 박람회 참가 홍보와 함께 중국 파워 블로거인 ‘왕홍’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 등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제주관광의 경우 유커 급감은 그야말로 치명타였다. 올 들어 9월까지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모두 65만57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3만5437명에 비해 무려 73.1%나 감소했다. 물론 최근의 관계 개선으로 모든 게 한꺼번에 회복되기는 어렵겠지만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분위기가 고무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대 못지않게 우려 또한 만만치가 않다. ‘사드 문제’만 하더라도 현재 수면 아래로 잠복했을 뿐이지 근원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다. 중국이 언제, 어떻게 또다시 ‘몽니’를 부릴지는 예측불허다. 그간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도민들에게 남아 있는 ‘반중(反中) 감정 앙금’도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제주관광공사가 중국인 관광객에만 치우치지 않고 일본 및 동남아 등 관광객 유치 다변화를 꾀하고 나선 것은 아주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이는 ‘제2 사드’ 등의 사태에 미리 대비할 뿐만 아니라, 양보다 질로 제주관광의 체질을 개선하는 일환이기도 하기에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