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사료 번역 대폭 지원으로 섬인문학 활성화”

전국문학인 제주포럼서 김순이 시인 주장
“스토리텔링 원석 불구 번역·활용은 미미”

2017-10-15     문정임 기자

좁게는 ‘제주 문학’ 넓게는 ‘제주 섬의 인문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스토리텔링의 원석이 되는 도내 향토사료 번역을 대폭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처음 열린 2017 전국문학인 제주포럼의 5세션 ‘향토문학의 저력과 발전방향’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제주 시인 김순이씨는 제주 향토사료의 가치와 활용에 주목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김순이 시인은 “섬은 격절된 공간이라는 이유로 자연환경이 육지부와 확연히 다르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삶의 기록인 인문학도 다를 수밖에 없어 희귀한 태생적 가치를 지닌다”고 전제했다.

이어 “여기에 제주는 유배지였던 탓에 제주에 파견됐던 고위 관리들은 물론 당쟁으로 유배돼 온 이들의 시와 문장도 많이 남아있고, 섬이어서 향학열도 치열해 마을마다 서당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 시인은 “제주는 이처럼 향토문학의 보고이지만 조선시대에 쓰인 많은 저작 중 번역된 것은 극히 일부”라며 “이 역할 또한 제주문화원, 제주교육박물관,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소 등 일부 기관에 한하고 있어 매우 미흡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 시인은 “번역이 돼야 이를 초석삼아 학문적 연구 성과가 나오고 예술적 콘텐츠 개발에 연계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향토문학 번역사업을 지원하는 문화예술지원금 개설 △번역사업 이끌 인재 육성 △번역작의 스토리텔링화 작업 지원 등이 우선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 제주문학인 제주포럼은 제주시가 주최하고 제주문화원, 제주문인협회, 제주작가회의가 공동으로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시 일원에서 개최했다.

이 기간 재일제주인 문학, 문학의 미래, 항구와 문학, 스마트 시대 한국문학의 향방, 향토문학 등 다양한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기조강연은 제주 출신의 재일 시인 김시종씨가 ‘시는 현실인식에 있어서의 혁명’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