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핵심은 사람이다

2005-09-29     제주타임스

우리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현대사회를 살아가노라면 이제 확실한 것은 거의 없다. 그만큼 변화의 정도가 빠르다는 것을 우리는 느낌으로 알고 있지만, 그 정도가 얼마 만큼인가를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때문에 우리는 항상 새로운 것들과 부딪치고 배우며 함께 살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늘 혼돈과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그것들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들을 배워야하고, 불안과 더불어 발전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변해야 산다’는 구호처럼 이것이 변화하는 미래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방법이다.
요즘 우리 제주사회에서도 많은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시도가 누군가 만들어 놓은 것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제주도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우리도민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그 참여의 와중에서 각양각색의 주장이 난무하는 혼탁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나름대로의 논리와 설득력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의 주장만 너무 옳다고 한다면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만 양산할 뿐이다. 

지금 시도되고 있는 변화가 무모한 개방도, 과거와의 단절도, 과거를 정죄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우리가 변화를 통해서 얻으려고 하는 것은 현재보다 발전된 사회이고, 좀 더 아름다운 사회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장 먼저 싸워야 할 대상과 극복해야 할 대상은 바로 과거의 관행과 원칙들이다.
그래서 진정 우리의 적은 바로 우리 자신이며 우리가 살았던 사회임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변화의 어려운 점이고, 또한 지극히 매력적인 점이다.
변화를 위해서는 어떤 부문의 개방이 필연적인 문제로 대두되었을 때, 이로 인해 잃게 될 것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개방으로 얻게 되는 이해득실을 냉정하게 따져보고 차분히 준비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제도를 바꾸고, 조직을 바꾸고, 시스템을 바꾸고, 관행을 바꾸는 일은 쉽다. 그동안 우리는 수없이 이러한 방법들을 사용해왔고 그 결과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때마다 얻은 교훈은 진정한 변화의 핵심은 항상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더욱 그렇다. 과거가 좋았다고 자랑하는 사람은 변화를 요구하는 이 시점에선 분명 우리가 경계해야 할 사람이고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이제 우리 제주도는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과거의 낡은 유산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인가, 아니면 새로운 유산을 만들어 가는 사람인가, 한편으로는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 화려한 수사들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한발은 엑셀레이터에, 또 다른 한발은 브레이크에 올려놓고 있지는 아닌지 우리 스스로 자문해야할 때인 것 같다.
제주도의 변화의 몸부림은 여전히 멀고 험난한 길이 아닐 수 없다. 도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선택이 되려면 먼저 현재 상황과 수준에 대한 허심탄회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방향설정에 도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제주도의 의지와 결단이 있어야만 실현될 수 있는 과제다.
변화로 인한 관련문제가 발생하고 이해관계집단의 목소리가 커지더라도 정립된 바른 방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이들을 설득하겠다는 결심과 실천의지, 그리고 보다나은 미래를 위한 인식의 변화와 책임 있는 리더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광  래 (제주관광대 사회복지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