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해수욕장 '침식' 심각

'고파랑' 내습이 원인…군데군데 깊은골

2005-09-29     한경훈 기자

제주시내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급속한 침식으로 점점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길이 약 250m 폭 120m의 백사장 곳곳에 암반과 자갈이 드러나 해수욕장 미관을 해치고 있다. 또 군데군데 형성된 깊은 골은 피서객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해양수산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 ‘전국 주요 해수욕장 백사장 침식 이력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이호해수욕장을 비롯해 전국 27개 주요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2003년과 2004년 백사장 침식 현상을 조사한 결과, 이호해수욕장은 우려할 만한 수준인 C등급을 받았다.
연안침식 현황등급은 평가결과에 따라 A(양호). B(보통), C(우려), D(심각)의 4등급으로 분류하는데 D등급은 인천 옹진군의 장골해수욕장 한 곳이었다.
이호해수욕장의 침식은 여름철 태풍 및 겨울철 북서계절풍으로 인한 고파랑 내습이 그 원인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주민들은 방파제 등이 건설된 이후부터 모래가 심하게 유실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안관련 사업이 종합적인 영향 검토 없이 개별적으로 시행된데 따른 인위적인 원인으로 침식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양부는 현재 현지조사로 침식의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데 보다 정확한 원인분석을 위해서는 해양조사와 모니터링, 수치실험 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행정당국은 모래를 사다 백사장에 뿌리는 임기응변식 대응에만 의존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모래가 유실된 곳에 보충하기 위해 이 곳의 또 하나의 구경거리였던 모래언덕도 점점 파헤쳐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