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유해물질 파동’ 제주여성들도 불안
로드샵 생리대 진열대 유기농·외국제는 ‘품귀 현상’
道, 저소득층 지원 ‘논란 제품’은 대상자 의사 따라
릴리안 생리대 파동으로 여성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지만, 제주에서 부작용 사례나 피해가 있다는 소식은 감감하기만 하다. 제주 여성들은 예외인 것인지 살펴봤다.
12일 오전 도내 한 로드샵의 생리대 진열대를 살펴보니 깨끗한나라 릴리안 제품은 모두 빠진 상태였다. 릴리안과 함께 유해성 의혹이 불거진 유한킴벌리 좋은느낌 생리대는 진열은 됐지만, 평소보다 판매량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유기농과 외국 제품, 면 생리대는 품귀 현상에 찾아 보기가 어려웠다. 예전에는 비싸서 구매하지 않았거나 1+1 행사 때만 많이 팔리던 제품들이 지금은 찾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 제고가 없어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매장 직원은 설명했다. 타 지역과 다름없이 제주에서도 여성들의 생리대 유해성 불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실감케 하고 있었다.
현재 생리대 유해성 문제는 릴리안 외에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이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김만구 교수의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시험’ 결과에 따르면 유한킴벌리, 깨끗한나라, 엘지유니참, P&G 등 4개사 10개 제품 모두에서 벤젠 등 1,2군 발암물질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식약처는 이달까지 국내 유통되는 생리대에 대한 유해성을 판단해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여성 한 명이 13세부터 50세까지(약 37년) 한달에 5일, 하루 평균 5개의 생리대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여성들은 평생 1만여개를 사용하게 된다. 여성들의 필수품인셈이다.
이에 비용 문제로 구매가 쉽지 않은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에게 제주도는 생리대를 지원 하고 있다. 제주시 3개 보건소에서는 유한킴벌리의 좋은느낌, 서귀포시 3개 보건소에서는 LG생활건건의 바디피트를 보급하고 있다. 보급인원은 만 11~18세 여성 청소년, 생계급여 대상자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약 2063명, 올해는 약 1872명에게 지원 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지급 중단을 실시한 타 지자체와는 달리 대상자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의사에 따라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 관계자는 “릴리안 제품은 보급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가 되고 있는 유한킴벌리 제품은 이달 말 정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가 계약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은 비용 문제 등으로 마땅한 대체품이나 대안이 없어 불안감을 안고서도 유해성분 논란 의혹이 제기된 제품을 보급 받고 있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 생리대를 구매하던 직장인 김모(28·여)씨는 논란에 대해 “당장 이상이 없더라도 유해물질이 내 몸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알려진 게 없어 불안하다”면서 “생리컵이나 면생리대 등 대체용품을 사려해도 제주는 구매처가 한정적이라 많은 업체 중 그나마 유해물질이 덜 검출됐다는 것을 선정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불안하다고 여성이 생리대를 사용안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 개인에게 (대체용품 사용)해결책을 떠미는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논의와 연구를 지속해 기준에 합당하고 안전한 업체를 공표하는 등 여성들의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