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뿐인 포스터

2017-09-03     정경숙

지난 금요일 오후 제주 중앙초등학교 여학생 세 명이 삼도1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왔다. 손에는 무엇인가를 잔뜩 들고 있었다. 뭐냐고 물었더니 오는 6일 중앙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삼도1동 마을사랑 음악회 포스터를 직접 만들어서 마을 곳곳에 붙이고 동 행정복지센터에도 게시하려고 왔다고 했다. 3시부터 시작해 꼬박 2시간을 돌았고 아직도 붙여야할 작품이 손에 17장이나 들려 있었다. 지친 표정 하나 없이 정말 행복한 표정이었다. 똑같은 것 하나 없는 그 포스터야말로 정말 멋졌다.

그날 오후 한 주민의 휴대폰으로 지인이 아파트에 붙여진 포스터의 사진을 보내왔다. 보낸 사람도 받은 사람도 포스터에 감동했다. 직접 만든 포스터의 효과는 현수막으로 하는 홍보와는 달라도 정말 달랐다. 주민이 주민에게 음악회를 홍보하고 있는 셈이다. 음악회 명칭 그대로 마을사랑 음악회가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음악회를 준비하는 필자로서는 기다리고 설레이는 주민들을 위해 더 열심히 꼼꼼이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이 저절로 들었다.

이 음악회에서는 제주중앙초등학교 학생들의 모둠북, 태평소, 오카리나연주, 중앙여중 백합윈드오케스트라 공연, 도립예술단의 교향악단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학생들은 개학하자마자 바쁘게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삼도1동 마을주민들도 이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날을 위해 새마을 부녀회에서는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준비에 한창이다. 게다가 이웃사랑 실천을 위한 바자회도 열리게 된다. 중앙초등학교 학부모회에서는 간식코너를 운영하고 음료도 제공할 계획이다. 행사에 꼭 등장하던 일회용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진행한다고 하니 환경사랑 실천을 보여주는 모범적인 부모의 모습이 기대된다. 아이들이 직접 환경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날 폐건전지나 헌옷을 갖고 오면 가정용 분리수거함 또는 비눗방울 놀이와 교환해 준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9월 우리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이 가을,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을사랑 음악회 따뜻한 마음으로 준비하는 축제로 초대한다.

<제주시 삼도1동행정복지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