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또 ‘고급택시’ 도입한다고…

2017-08-31     제주매일

준비 및 홍보 부족으로 새로운 대중교통체계가 큰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제주자치도가 이번엔 ‘고급택시’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고급택시가 외국인 관광객 등 ‘VVIP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고급택시는 배기량 2800㏄ 이상의 승용 자동차를 오직 예약을 통해서만 운행할 수 있는 택시다. 현재 서울과 경남 등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운수사업자가 기본 요금 외에 이용자와 협의하여 요금을 산정할 수 있는데 반해 요금이 훨씬 비싼 게 단점이다.

제주도가 최근 3년 이상 무사고 중형·대형택시 운전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고급택시 운영지침을 고지하고 신청을 받고 있다 한다. 아직 기본요금 책정 등 구체적 기준이 없어, 예약을 받고 하루 종일 운행하는 일명 ‘관광택시’와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도 불명확한 상태다. 그런데도 덜컥 신청자부터 받고 있다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신고만 하면 고급택시 운행이 가능하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신고가 들어올 경우 지침에 맞게 처리하면 되지, 전면 개편된 대중교통체계가 혼란을 빚고 있는 이 와중에 도가 적극적으로 나서 신청을 받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인가. 고급택시가 없어 ‘VVIP 고객’ 유치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그 무슨 통계라도 있는 것인지, 제주도 운수 및 관광당국에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은 온 힘을 한데 모아 새 대중교통체계 조기 정착에 주력할 때다. 한가롭게 어줍잖은 명분을 내세워 ‘고급택시’ 운운하는 것은 행정력을 분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택시 감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도정의 정책에도 반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