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개편 대중교통체계 ‘불안한 출발’

2017-08-27     제주매일

제주지역 대중교통체계가 26일 전면 개편됐다. 제주자치도가 지난 3년 동안 수천억원을 들여 준비해왔지만 시범운영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혼선은 여전했다. 각 정류장에선 이용객들이 버스 행선지 등을 몰라서 우왕좌왕했고, 안내 도우미가 배치됐음에도 그다지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도민들은 시행 초기 어느 정도의 불편은 당연한 것이지만 준비가 부족하고 홍보 또한 아주 미흡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를 입증하듯 기존 노선과 변경 노선을 비교하는 안내가 없어 불편한데다, 노선 안내도마저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어 노인들에겐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기다리던 버스가 오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는 이용객이 있었는가 하면 버스정보안내 단말기 시스템 오작동 사례 등도 발생했다.

전면적인 체계 개편에 앞서 가진 출정식에서 원희룡 제주지사는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편된 대중교통체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려면 범도민적 참여와 협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특히 운전원 여러분들의 친절 및 안전 운전이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마침표가 될 것”이라 당부하기도 했다.

시행 시기를 미리 정해 놓고 서둘러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불안한 출발’을 보인 새로운 대중교통체계는 숱한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현재 벌어지고 있는 시행착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찾아내 조속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 가변차로제에 대한 운영 및 단속을 위한 제도 정비와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 부족 개선, 장기적으론 민영 버스업체들이 갖고 있는 노선권 회수 노력 등도 요구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새 대중교통체계의 조기 정착을 바라는 것은 행정뿐만 아니라 도민들도 마찬가지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