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생 제2수원지 ‘실패作’ 자인한 꼴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도내 중산간 마을의 급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수 7개 공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취수량은 1일 5500t 규모로, 오는 2019년까지 개발 완료할 예정이다.
도는 지난 2013년 8월에도 격일제 급수를 시행하게 되자 1일 3250t(지하수 5개 공)의 대체 취수원 개발을 추진 내년 5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어승생 급수구역 내에는 지하수 9500t이 이미 개발돼 있고, 내년 준공 분과 2019년 5500t을 합하면 취수량이 2배 가까이 늘어 지금과 같은 급수난은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지하수 추가 개발과 관련 인구 유입 등으로 물 수요량이 급격히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변명에 불과할 뿐, 어승생 제2수원지가 실패작임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승생 제2수원지는 불과 4년 전인 2013년 총 사업비 458억원(국비 229억, 지방비 229억원)을 들여 완공됐다. 당시 제주도는 “더 이상의 물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었다. 하지만 준공 2년만인 2015년 하루 7000~8000t의 누수가 발생해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는 등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어승생 제2수원지의 만수량은 50만t에 달하지만 극심한 가뭄 영향으로 현재 저수량은 7만~8만t에 그치고 있다. 하루 평균 유입량도 고작 1000~2000t에 불과한 실정이다. 때문에 애초부터 부적절한 곳에 수원지를 건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제주지역의 경우 지하수와 용천수, 어승생 수원지를 이용해 하루 47만1995t의 물을 66만 도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특히 어승생 급수구역은 어승생 저수지(8500t)와 지하수(19공 9500t) 등으로 15개 지선 29개 마을 1만7800여명에게 1일 1만8000t의 용수를 공급해왔다.
그러나 가뭄에 따른 저수용량 부족으로 이달 7일부터 8개 지선 20개 마을 7500여명에게 격일제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보름간 한라산 윗세오름에 200.5㎜의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으나 어승생 저수지의 저수량을 확보하는 데는 턱없이 모자란 상태다. 이에 따라 18일째 이어지고 있는 제한급수는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으로 별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