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생 제2수원지 실패”

道 대체 취수원 개발 발표…‘사실상’ 인정

2017-08-23     오수진 기자

도내 중산간 마을에 대한 격일제 급수가 시행 중인 가운데 제주도가 대체 취수원 추가 개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불과 4년 전 500억원을 투입해 50만t 규모의 어승생 제2수원지를 완공하며, ‘더이상의 물 걱정은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했던 제주도의 입장이 난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는 23일 브리핑을 통해 오는 2019년까지 지하수 5000t 이상의 추가 개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늘어나는 인구 증가분과 마을 현장 조사, 지하수 영향조사 등 전문적인 검토를 통해 산출되는 지하수 개발 톤수는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부터 격일제 제한급수를 시행하고 있는 어승생 급수구역은 그동안 어승생 용천수(저수지 2개소 8500t)와 지하수(9500t) 등으로 15개 지선 29개 마을 1만 7800여명에게 하루 1만 8000t의 용수를 공급해 왔다.

그런데 도내 가뭄 등으로 저수용량이 부족해지면서 제한급수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결국 도는 2020년까지 도내 인구가 1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고, 서부지역의 타운하우스와 펜션 증가 등으로 인한 물 수요량 등을 반영해 급수량 부족분 해결을 위한 용수 개발에 나서기로 발표했다.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장기적으로 대체 지하수를 개발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 가겠다는 것이 제주도의 입장이지만, 이로 인해 앞서 완공된 어승생 제2수원지 역할이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돼 버려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승생 제2수원지는 2013년에 총 사업비 458억원(국비 229억, 지방비 229억원)을 들여 완공됐지만, 준공 2년만인 2015년에는 누수가 발생해 부실공사 의혹도 일기도 했다.

제2수원지의 저수량은 7~8만t이지만, 현재는 하루 평균 유입량이 1~2000t에 불과해 애초부터 부절절한 곳에 수원지를 건설한 것 아니었는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당시에는 서부지역이 이렇게 개발될 것도 몰랐다”며 “실제로 애월읍의 경우 매년 1000명씩 인구가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고, 제주도 인구 역시 전체적으로 증가 추세라 대체 취수원 개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정과 펜션 등의 물 수요도 많아지고 있는데, 올해는 특히 장마철에 비도 많이 내리지 않아 용수가 확보가 안돼 급수량이 부족해 진 것”이라면서 제2수원지 위치 설계 논란에 대해서는 일축했다.